하얀 노인 되어도 글을 쓰고 싶었던 어릴적 꿈 향한 내딛음

[ 제11회 기독신춘문예 ] 제11회 기독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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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08일(목) 14:18
   

간혹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게 되는 어릴 적 또는 청소년 시절에 선생님, 간호사, 현모양처 등 우리 시절에는 친구들이 흔히 그런 대답을 했었던 것 같다.

그 시절 내게도 꿈이 있었다. 그 생각을 하면 생각만 해도 저 아래로부터 가슴이 저려오는 꿈이었다.
"늙어서 머리가 하얀 노인이 되어 글을 쓰고 있고 싶다." 그것이 언제나 나의 장래희망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에 어떤 글을 써야겠다는 것도 없이 그저 막연히, 늘 그리고 평생 글을 쓰는 글쟁이가 되고 싶던 마음.

그러나 대학생이 되어 예수님을 만난 후 온통 예수님께 정신이 팔려 글 쓰는 것도 잊고 2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스무 살에 헤어진 친구가 25년 만에 전화해서는 "정희야, 너 습작 많이 하고 있지? 네 생각   날때마다 나도 글 써야 하는데 하면서도 잘 안 된다."

전화를 끊고 소파에 앉아, 원고지만 봐도 가슴이 설레던 내 청소년기와 예수님 때문에 고민이던 청년기와 결국은 오직 하나의 의미인 듯 선택하여 걸어왔던 사모의 길을 돌이켜 보았다. 나름 절절히 사연 있는 길을 걸어 서 있게 된 그 자리.

닫아 두었던 시간의 문을 드르륵 열며 내 어릴 적 장래희망이 부끄러워 빨개진 얼굴을 디밀었다. 교단 문학회에 가입을 하고 조촐한 습작을 시작했다.

여전히 정처 없이 가는 길, 내 글이 가는 길은 내가 알 수 없으나 그러나 누구와 가는 지는 잘 아는 길. 주님과 이 길을 간다.

▶이정희

- 1963년생
- 대전보건전문대학 유아교육과 졸업
- 한성신학대학 기독교교육과 졸업
- 기독교한국침례회 <목산문학회> 동인
- 제10회 기독신춘문예 시부문 가작
- 용안침례교회 목회자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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