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이 있음은

[ 예화사전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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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08일(목) 14:06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중반에 있었던 일화입니다. 월남에서 부상을 당해 미국으로 돌아온 상이용사들을 위해서 미국은 대대적인 위문공연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프로그램의 총감독은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언 '보브 호프'를 이 공연에 초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너무나 바쁜데다가 선약이 있어서 도저히 갈 수가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보브 호프가 없는 위문 공연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감독은 "전쟁터에서 돌아온 군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중요한 자리에 당신이 꼭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며 여러 번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감독의 끈질긴 부탁에 보브 호프가 물었습니다. "그러면 제가 한 5분 정도만 얼굴을 보이고 내려와도 괜찮겠습니까?" 감독은 "그렇게만 해줘도 고맙겠습니다"라고 말하여서 보브 호프는 그 위문 공연에 출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드디어 공연 당일, 5분을 약속하고 무대에 올라간 보브 호프가 말을 끄집어내자마자 사람들은 웃기 시작했습니다. 금방 5분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끝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10분, 20분, 30분이 지나도록 뜨거운 열기 속에서 계속 공연을 했습니다. 보브 호프는 무려 40분 동안이나 공연을 하고 내려왔는데 그의 얼굴에는 두 줄기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감독이 물었습니다. "당신은 왜 5분만 공연하기로 해놓고 40분 동안이나 무대 위에 있었습니까? 그리고 눈물을 흘린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보브 호프는 눈물을 닦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앞줄에 앉아 있는 두 친구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감독이 나가보니까 앞줄 휠체어에 앉아 있는 상이군인 두 사람이 열심히 박수를 치며 기뻐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중의 한 사람은 오른팔을 잃었고, 또 한 사람은 왼팔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른팔을 잃어버린 사람은 왼팔로, 왼팔을 잃어버린 사람은 오른팔로 상대방의 손바닥을 치며 박수를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보브 호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두 사람은 나에게 진정한 기쁨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아무리 삶이 고달파도 서로의 불행을 이해하고 도와주려 할 때 사람은 능력을 발휘하고 그 속에서 특별한 기쁨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이 귀한 은총을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난한 중에도 서로 돕고, 슬픈 중에도 서로 위로하기만 하면 하나님께로부터 남모르는 기쁨을 얻을 터인데 그것을 놓치고 살아갑니다. 물론 이유는 있습니다. "내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든 세상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까지 신경 쓸 수 있느냐?"하는 것이 그들의 변명입니다.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짧은 생각에서 나온 말입니다.

하나님은 서로 손을 잡을 때 갑절의 은혜를 주고, 갑절의 기쁨을 주신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슬픔 많은 이 세상에 오셔서 두 손으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셨습니다. 주고 또 내어주다가 마지막에는 더 이상 줄 것이 없어서 두 손마저 십자가에 내어주시고 못 박히셨습니다. 그 사랑으로 오늘 우리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아직까지 우리에게 두 손이 있음은 주님께서 사랑할 기회를 주고 계신다는 증거입니다.

김동문목사(전주완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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