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통일성 있는 형태로 형상화"

[ 제11회 기독신춘문예 ] 제11회 기독신춘문예 / 동화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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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06일(화) 19:03
동화는 어린이를 위한 문학이다. 따라서 어린이들에게 재미(흥미성)을 주어야 한다. 성인을 독자로 하는 장르는 재미가 덜 하더라도 미문이나 주제 등 다른 요소에 매료되어, 인내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의 경우 내용에 재미가 없으면 당장 책을 덮어버린다.

어린이들은 자기들의 내면세계에 근거를 두고, 본능적인 충동을 만족시켜 활력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흥미를 갖는다. 어른들이 흥미롭다고 이미 만들어 놓은 틀 속에 갇히기를 싫어한다. 날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오늘의 어린이는 이미 어제의 어린이가 아님을 명심하고 창작에 임해야겠다.

무엇(교훈)을 주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줄 것인가에 심혈을 기울임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으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라온 동화 응모작 40편 중 네 편을 우선 추렸다.

'나의 짝 영남이', '어린 양의 눈물', '엉겅퀴, 네 마음을 열어봐!', '천사와 할아버지'이다.
'나의 짝 영남이'는 학원 여선생이 지능이 좀 모자라는 제자 영남이와의 갈등과, 병을 앓고 있는 둘째 언니와의 불편했던 감정, 그 후 자신의 심경변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어린 양의 눈물'은 자기 때문에 언니가 성폭력을 당했다고 믿는 동생이 관찰자 시점에서 언니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렸던 언니가 교회에 다니는 친구의 도움으로 회복되어가는 내용인데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대변해 준다. '엉겅퀴, 네 마음을 열어봐!'는 자기를 구하려다 경운기 사고로 하늘나라로 가신, 믿음 좋은 친할머니를 그리워하며 괴로워 하던 연두가, 할머니가 좋아하시던 엉겅퀴꽃에서 애틋한 정을 느끼며 위로를 받는다는 이야기다. 예술성 짙은 작품으로 문장이 잘 다듬어져 깔끔한 느낌을 준다. '천사와 할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하여 가난해진 아빠가 그래도 온 가족이 교회에 잘 다니며 불우한 노인들을 돕는 이야기로 주제가 건강하고 교훈적이다. 동화에서 흔히 꿈으로 처리하는 환상세계를, 현실과의 통일성 있는 형태로 형상화하는데 성공하여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었다.

마지막 우열을 가림에 있어 '나의 짝 영남이'는 소재와 문장에서 동화로는 무리가 된다는 점이 흠으로 잡혔고, '어린 양의 눈물'은 동일 사건의 서너번 중복설명으로 식상한 감을 주었다. 반대로 '엉겅퀴, 네 마음을 열어봐!'는 중요한 부분의 지나친 함축 또는 비약으로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작가의 문학적 가능성을 높이 사 가작으로 선했다. 하여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비참한 모습을 그림에 다소 거부감은 있으나 작품의 깊이와 무게에서 역량이 인정되는 '천사와 할아버지'를 당선작으로 올린다.
 /심사위원 김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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