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열망이 우상 되지 않을가 경계하면서도 詩가 절실해"

[ 제11회 기독신춘문예 ] 제11회 기독신춘문예 / 시 당선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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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06일(화) 18:33

   
몸살기로 인해 어렵게 출근한 날 꽃샘추위와 함께 당선통보를 받았다. 수업을 막 마치고 나오는 때였다. 두통으로 얼떨떨한 머리가 잠시 경황이 없었다.

오래도록 시를 만났고 시를 품었지만 시는 좀처럼 내게 다정다감하지 않았다. 시의 누더기를 걸치고 시와 함께 낡아버릴 것만 같았다. 당선 소식은 시를 계속 써도 괜찮을 것 같다, 울리는 꽹과리만은 아니겠다 라는 위로와 채찍을 건네는 손이라 여긴다. 많이 많이 감사하다.

시를 핑계로 이것이 내게 주어진 달란트의 한 부분인양 오해하지는 않았는지, 나의 갈망과 바램으로 하늘의 뜻을 구하지나 않았는지 많이 두렵다.

시를 쓰는 일이 내게 허락한 은사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시를 통해 크신 이름을 나타내고 영광을 나타내기에는 나의 영혼은 너무 미천하고 나의 시는 보잘 것 없기 때문이다.

시에 대한 열망이 지나쳐 우리의 소망이 이 땅에 있지 아니하고 하늘에 있음을 감사하는 고백이 입으로만 나게 되지 않을지 시의 열망이 혹 우상이 되지 않을지 경계하면서도 그러하여도 시가 절실하였음을 고백한다.

앞으로 좋은 시를 보여드림으로써 선해 주신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 머리 숙여 감사 드리며, 시가 내게 허락한 경건한 능력이기를 소망한다.

 추영희
-1962년 경북 경산 출생
-영남대학교 졸업, 대구가톨릭대 대학원 플로랄디자인과 졸업
-2007년 한국교육신문사 신춘문예[교원문학상] 시 당선
-하양여자중학교 교사
-실로암교회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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