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여행과 같은 인생'

[ 예화사전 ] 예화사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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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30일(화) 18:28

옛날에 기차를 타고 처음으로 여행을 떠난 여자가 있었습니다. 기차를 처음 타게 된 이 여자는 기차가 막 출발하면서야 겨우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리에 앉자마자 창문을 알맞게 열어보려고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너무 넓은 느낌이 들어 조정해보면 좁아져버렸고, 너무 좁은 것 같아서 조정해보면 또 너무 넓어져버렸습니다. 그래도 한참동안 씨름하다가 겨우 알맞은 넓이로 고정시켜 놓았습니다. 그 다음에 여자는 커튼을 가지고 씨름을 했습니다. 알맞게 빛도 들어오고 경치도 보일 정도로 조절하기 위해서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애를 썼습니다. 그 후에는 여행 가방을 선반에 올려놓기 위해서 신발을 벗고 의자에 올라갔습니다. 알맞게 정돈하려고 흔들리는 열차에서 진땀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모처럼 여행할 때 쓰려고 산 새 모자가 상하지 않도록 여기에도 얹어보고 저기에도 얹어 보았습니다. 가방 위에 얹어보았으나 마음이 놓이지 않았고, 옷걸이에 걸어보았지만 바람 때문에 그것도 염려가 되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 후 여인은 거울과 빗을 꺼내어 그 동안 정돈하느라고 헝클어진 머리를 정성들여 빗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다 마치고 이제 편안한 자세로 가려고 하는데 열차의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다음 역에서 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 기차에서 내리던 여인이 혼잣말로 이렇게 중얼거렸다고 합니다. "이토록 금방 내릴 줄 알았으면 쓸데없이 그 수선을 떨지 말걸 그랬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여행은 생각해 보면 정말 잠깐입니다. 기차를 타면 금방 내려야 하듯 눈 깜짝할 사이에 나이를 먹고 세상을 떠나야 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인생을 가리켜 '아침 안개'와 같고 '풀의 꽃'과 같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짧고 빠른 인생인 것을 어린 시절에는 시간이 더디게 간다고 괜한 불평을 한 적이 많습니다. "나는 언제 자라서 숙제 없는 세상에서 살고, 언제 장가라도 가보나?" 그러나 지금은 세월이 더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월의 체감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가슴이 저려올 정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20∼30대는 하나 둘 셋으로 가고, 40∼50대는 둘 넷 여섯으로 가고, 60대는 다섯 열 열다섯으로 가고, 70세가 넘어가면 열 스물 서른으로 간다"고 했는데, 이는 누구나 공감하는 얘기입니다. 돌아서면 나이 먹고, 돌아서면 머리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는 것이 인생입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속절없이 빠르게 흘러갑니다. 그러므로 헛된 일에 분요할 수 없습니다. 쾌락에 인생을 팔고, 탐욕의 노예가 되어 생을 낭비할 수 없습니다. 가치 없는 일에 마음을 빼앗겨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기차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 여행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그 언젠가 나도 인생의 종착역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그때 행여 이런 후회가 없기를 바랍니다. "아! 이토록 금방 내릴 줄 알았으면 쓸데없이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좀 더 잘 살아볼 걸 그랬네."

김동문목사/전주완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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