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하나님의 집

[ 디아스포라리포트 ] 디아스포라 리포트 '시드니 동산교회' 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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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25일(목) 10:57
황기덕 / 시드니 동산교회 목사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들의 가슴 속에 있는 '한'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비슷한 마음으로 이민자들이 아니고서야 이민자를 가슴 깊숙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시드니에는 자랑스런 한국교회들이 많이 있다. 그 속에는 소개하고 나누고 싶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다른 교회 이야기는 조금은 조심스럽기도 해서 우선 지금 섬기고 있는 동산교회에서의 경험들을 나누고 싶다.

하나님의 은혜로 동산교회가 얼마 전 교회를 건축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호주에서는 쉽지 않은, 아니 호주 최초로 한인들이 건축한 교회라는 축복을 받았다. 아직 해당지역 의회로부터 준공 검사를 받아야 하는 작은 서류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놀라운 일을 이뤄냈다.

   
▲ 시드니 동산교회 입당예배 모습.

한국교회들에 비하면 규모도 작고, 앞으로 시드니에도 미국처럼 세워질 한인교회들을 생각하면 보잘것 없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일과 관련한 '소중한 것'들이 있었음을 말하고 싶고, 그 놀라운 감동들을 지면을 통해 나누고자 한다.

필자는 지나칠 정도로 평화주의, 안정주의 목회 스타일을 추구하기 때문에 교회 건축이라는 모험을 시도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니 그만한 믿음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로 대단하지 않은 평범한 시드니의 한 작은 이민교회가 엄청난 건축비를 감당하며 호주 이민교회 역사에 기록될만한 일을 남기게 된 것이다.  

교회를 건축하고 난 뒤에는 발표회나 연주회 등 시드니에서 가장 많은 문화 행사를 감당하는 교회가 되었다. 몇 달 전에는 총회장 지용수목사님과 합동, 고신, 기장 총회장님들이 다함께 모이는 역사적이고 의미있는 만남의 장이 되기도 했다. 한국에서 방문하는 분마다 아름다운 교회당을 칭찬해주시니 수고한 성도들을 대신해 목회자인 내가 인사를 받는 것 같아 괜히 송구스럽기도 하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성도들의 헌신과 땀방울이 모이고 모여서 마침내 놀라운 감격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건축을 하기 전부터 교회는 하나님의 집이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쓰시겠다고 하면 언제든 내어드린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한번은 길 건너편 성당에 불이 나서 새로 건축을 하게 되었는데 건축하는 동안 우리 교회를 예배 장소로 빌려주었다. 베풀 수 있다는 것에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호주 교회와 함께 호주인 노숙인들을 위한 점심을 매일 제공하면서도 불편하거나 번거로움보다는 기쁨과 보람이 더 컸다. 한인교회가 호주교회와 사회로부터 늘 도움만 받는 입장에서 도리어 베풀고 도와주는 자리에 설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아담하고 아름답게 지어진 예배당, 세련되면서도 효율적으로 마련된 공간들, 지금도 주중에 동산교회 성도들의 중보기도 및 QT 모임말고도 어린이 전도협회 교사 교육, 다음 세대를 위한 미디어 중독 치료 학교 등 다양한 모임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다른 교회 성도들의 결혼식도 예정돼 있다. 아무런 대가없이 장소를 제공한다. 하나님의 교회를 하나님의 자녀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목사의 생각을 다 이해해주는 성도들이 참 고맙기도 하다. 아마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아니 하나님의 동산교회를 더 사랑해주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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