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탐방 3. 두란노

[ Book ]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3월 24일(수) 19:43

책으로 세상 바꾸기, 그 꿈에 도전한다

   
청년 예수의 공생애는 서른 해에 시작됐다. 어느덧 서른 살이 된 두란노. 한국교회 나아가 세계교회를 섬기는 공생애의 도전 앞에 청년 두란노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출발선에 서있다. 조선 시대 얼음 저장소가 있었다는 땅, 풀도 잘 자라지 않는다는 서빙고에 심겨진 두란노 나무는 놀라운 생명력으로 뿌리를 내렸고 많은 열매를 맺었다.

두란노를 그저 책 많이 만드는 회사 정도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두란노의 모든 활동은 선교를 향해 있고 이중 '출판'이라는 도구를 통해 세상에 꿈을 전하고 있는 것이 두란노서원이다. '도서로 세상을 변혁하는 것.' 한 권의 책이라도 더 만들고 팔기 위해 두란노서원의 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유다. 지난 2005년 출간된 '긍정의힘'이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구분할 것 없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부정적인 사회에 변혁을 일으킨 것처럼 '두란노키즈'로 어린이를 위한 양서를 출간하고 '두란노아카데미'에서 목회와 신학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다루고 '예꿈', '비전과리더십' 등을 통해 일반 독자들에게도 다가가고 있다.

목적은 어디까지나 선교다. 그래서 직원들은 '비지너리(Businary)'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갖고 있다. 이윤을 많이 남길 수록 하나님 나라를 위해 더 많이 쓸 수 있다는 생각에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임한다. 요즘 서빙고에서는 직원들의 선교 마인드를 고양시키기 위해 일주일에 두번 Y미션의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비용을 지불하고 직원들은 시간을 지불한다. 근무시간 외에 진행되기 때문. 실제 선교사로 나간 경우도 많다.

국제출판팀에서는 일본어로 생명의삶을 발간하고 있고 편집부에서 펴낸 '일대일 제자양육'은 25개 언어로 번역돼 선교현장에서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선교사들이 인세없이 번역해 현지 언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30주년을 '글로벌화'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 지난 2월 19일에 있었던 팀장수련회에서 도미노게임을 통해 협동심을 기르고 있는 직원들.

지금 두란노의 경계대상 1호는 '매너리즘'이다. 모든 조직은 규모가 커지면 한곳에 정체하기 쉽기 때문. 그러나 현실에 안주하기에는 세상이 급변하고 있고 독자들의 수준과 기대는 한층 높아졌다. 새로운 것,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직원들은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한 번은 'Knowledge day'를 갖고 북스터디, 출판 트렌드 및 베스트셀러 분석 등 전문성을 기르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보통 출판사의 풍경은 조용하기 마련. 좀 시끄러울지라도(?) 두란노서원의 편집자들은 협력을 위해 수시로 대화를 나눈다. 의견수렴을 위해 편집팀의 디자인을 영업팀에서 모니터링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20년차 송미영부장(출판부)은 "나는 1이지만 두란노에 있으면 10이 된다. 내 능력은 물고기 하나 떡 하나일뿐이지만 이곳 접시, 광주리안에 모여 예수님이 축사하실때 오병이어의 기적을 경험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출판계에는 유독 두란노서원을 거쳐간 사람들이 많다. 더러는 출판사 대표가 됐고 편집장, 번역자 등이 고르게 분포돼있다. 문서선교 사역을 통해 출판인재를 길러온 셈. 30년을 맞아 이번에는 신인작가 발굴에 나섰다. 오는 12월 20일 창립기념일을 맞는 두란노는 1억원 고료의 문학상을 공모하고 있다. 웬만한 일간지의 신춘문예 고료보다도 많은 금액. "독자들에게 받은 사랑에 비하면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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