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의 희생자이면서 본인도 가족 구타하는 구타남

[ 상담Q&A ] 상담Q&A(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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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17일(수) 17:03

Q : 저는 어릴때 아버지에게서 맞으면서 커서, 이담에 내가 자식을 낳으면 절대로 손을 대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 화가 난 모습으로 아내와 아들을 구타하고 있는 제 모습 속에서 제가 가장 싫어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봅니다.

스스로 자책하며 후회하지만 어느새 충동을 못 이기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제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차라리 죽어 버릴까 했지만 성경에서는 자살이 죄라고 해서 감히 할 생각을 버렸습니다. 이 고질병이 자식에게 대물림되지는 않을까요? 늘 맞고 사는 제 아내도 불쌍하고 도와 주십시오. (구타남 드림)

 

A : 참으로 안타까운 내용입니다. 원치 않는 행동을 하게 되고 가장 혐오하는 모습의 자화상을 보게 될 때 얼마나 절망스럽고 고통스러울지 짐작이 갑니다.

구체적으로 언제 가족을 구타하게 되는지 무슨 이유로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겠으나 심리적인 측면에서 좌절감이 깊을때 공격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최근의 삶에서 크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게 느껴졌던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보십시오.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이유를 찾아 보십시오.

화가 났다고 해서 가장이라고 해서 아내와 자녀를 때리는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습니다. 가족에게 가혹한 행위가 일어날때 피해의 대상은 힘없고 적절한 도움을 청하지 못하며 자신을 방어할 수 없는 어린이나 노약자, 배우자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릴때 아버지에게서 맞은 경험을 통하여 현재의 아들과 아내의 심정을 헤아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릴 때의 해소되지 못한 분노나 증오심이 지금의 가족관계에 전이되었거나 투사된 것은 없는지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안의 낮은 자존감이나 열등감, 불안정하며 충동적인 성격 유형이 가족구타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드님이 아빠의 나쁜 본을 따라하지 않을까 많이 걱정하시는데 만약 오늘 이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아드님의 장래행동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우선 화가 났을때 아내와 아드님을 피하십시요. 아내의 잔소리나 아들의 어떤 태도가 자신의 화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우선 자리를 피하고 그런 행동을 아내와 자녀가 이해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십시오.

화를 이길수 있기 위하여 두 가지 훈련을 하셔야 합니다. 자신의 내면성을 강화하기 위하여는 낮은 자존감 높히기, 어린시절의 상처 및 피해의식으로 부터 자유하기, 분노 및 충동조절법 익히기 등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연습해야 합니다. 인간관계에서는 분노의 극단적인 표출을 막기 위하여 효과적인 대화법, 특히 좌절감과 분노와 같은 강한 부정적 감정들을 안전하고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들을 배우고 실제로 가족관계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폭발 직전까지 쌓아놓지 말고 그때그때 건강하게 풀도록 노력하시고, 기도와 명상을 통하여 급한 마음을 믿음으로 다스릴 수 있기를 권합니다. 하나님께서 아름다운 가정을 주시고 사랑의 대상으로 아내와 자녀를 허락하셨는데 폭력의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부인과 아드님도 심리치료와 정신과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신체적 폭행을 당하셨으나 끝까지 인내하시며 겸손과 온유의 본을 보이셨던 주님의 은혜가 온 가정에 충만히 임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이윤주원장/정신과전문의ㆍ세이페병원장, 총회 목회상담지원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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