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벧엘외국인근로자교회의 '외국인 선교'

[ 교단 ] 경산지역 외국인 근로자 쉼터 역할, 주일예배 비롯 다양한 돌봄사역 전개...경산시장 공로패 수여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0년 03월 15일(월) 15:18
   
▲ 경산지역 외국인 근로자의 대부 김재탁목사.
【경산=신동하기자】"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은즉 나그네의 사정을 아느니라."(출 23:9)
 
외국인 근로자들을 16년 간 친가족처럼 돌봐온 교회가 있다. 대구동노회 경산벧엘외국인근로자교회(김재탁목사 시무)는 경북 경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1988년 벧엘교회라는 이름으로 개척된 이 교회는 경산지역에 외국인 근로자가 늘자 1994년부터는 아예 외국인 전문 선교를 해왔다. 교회 주변 지역은 특히나 중국 근로자들이 많다. 그래서 선교 초기 담임 김재탁목사는 중국인부터 교류했다. 당시 중국어에 서툴던 김 목사는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을 하며 근로자들을 교회로 인도했다.
 
김재탁목사는 "처음에는 만국의 공통언어인 '바디 랭귀지'로 복음을 전했다"며 "근로자들이 교회에 오면 식사나 다과를 대접하면서 친교를 나눴다. '뜻이 통하면 길이 열린다'고 그들이 친구를 교회에 데려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 교회에는 외국인 근로자 80여 명이 등록돼 있다. 출석은 평균 50명 정도. 중국 한족이 대부분이고 동남아인도 있다.
 
김 목사는 중국 근로자들이 늘자 중국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독학으로 시작해 학원도 다니고 방송통신대학교 중국어과에 진학해 졸업을 앞두고 있다. 주변에서 "김 목사 중국사람 다됐다"고 말할 정도로 이제는 유창한 중국어로 설교도 하고 신앙상담도 나눈다.
 
김 목사는 주일예배 외에 매주일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한글 교육을 비롯해 지역 자원봉사자들과 연계해 무료 진료, 이ㆍ미용 봉사, 노동 상담, 이주여성 다문화선교 등 다양한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공로가 인정돼 최근 경산시장으로부터 봉사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 교회에서는 지역 병원과 연계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무료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 사진 김재탁목사 제공

지난 사역을 돌아보면 사실 어려움도 숱하게 겪었다. 근로업체 관계자들이 찾아와 "근로자들에게 '헛바람' 불어넣는다"고 트집 잡기 일쑤고, 산재처리를 도울 때면 브로커로 오해받기도 했다.
 
선교에 필요한 재정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고국에 거의 모든 돈을 보내는 근로자들의 주머니 사정이야 뻔하니 헌금이 그리 많지 않고, 개인 후원가나 소속 대구동노회, 동료 목회자들이 십시일반 돕고 있다.
 
그렇게 애지중지 양육하는 근로자들은 근로법상 2~3년 후 고국으로 떠난다. 김 목사는 이 부분을 가장 아쉬워 한다. 김 목사는 "신앙이 성장할 만하면 귀국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래서 제자훈련을 겸한 심방 목적으로 가끔 중국으로 건너가 교회를 거쳐간 근로자들을 만나고 온다. "심방을 멀리 다니는 편입니다. 그래도 계속 만날겁니다. 신앙이 식지 않도록 독려해야죠."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