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육을 다시 생각한다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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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09일(화) 18:00

새봄이 손짓하는 3월이 시작되었다. 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2월은 졸업의 계절이고, 3월은 입학의 계절, 새 학기 시작의 달이다. 교육은 교육을 받는 학생 한 개인에게 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가정 그리고 사회와 국가에 있어서 중요한 이슈이다. "1년을 잘 살려면 밭에 곡식을 심고, 10년을 잘 살려면 산에 나무를 심고, 1백년을 잘 살려면 사람을 심으라"는 말이 있듯이 교육은 그만큼 중요한 주제이고 가치이다.

버락 미국 오마바 미국 대통령은 미국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교육의 분발을 촉구할 때 마다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하여 부러움을 나타내며 좋은 모델로 제시하곤 한다. 우리나라 학부모의 자녀 교육열은 세계 어느 나라 누구도 따라 올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하며, 우리나라를 오늘에 있게 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하겠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이 마냥 다른 나라의 칭찬을 받을 만큼 전인적이고 미래지향적이냐 하는 것은 냉철하게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2월 졸업식장과 길거리에서 벌어진 기괴한 일들을 목격했다. 요즘 청소년들의 새로운 문화이고 트렌드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다. 이른바 졸업식 뒷풀이인 '졸업빵'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교복을 벗어던지고, 급기야는 태워버리는 일, 남녀 학생들이 벌거벗고 길거리를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일, 여학생들은 옷이 벗겨진 채 브래지어 끈이 잘리고 '케첩 세례'를 받는 일 등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양식의 눈으로 볼 때는 결코 문화나 트렌드라고 치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한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은 물론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2월이면 전국 모든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며, 올해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벌써 오래 전부터 행해졌고 그 정도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는 대통령이 나서서 '졸업빵'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난 일련의 사건들은 심각한 지경에 왔으며, 그 책임은 학생들에게 있지 않고 교육계를 비롯한 어른들에게 있음을 언급했다. 그리고는 일차적으로 '교육계 비리와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3월은 그렇게 시작됐다.

교육계의 비리는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교육의 비전을 좀 먹는 암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교육감 선거비리로부터 학교 현장의 각종 금품비리는 그 골이 깊다고 할 수 있다.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헌신하는 대다수의 교사들뿐 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엄청난 해악을 가져다주는 교육계의 반교육적 행태인 것이다.

1907년, 가난하고 작은 대한민국을 시시각각 옥죄어오고 있는 일본제국의 실상과 외교권박탈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고종의 신임장을 가지고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를 찾아갔던 이준 열사는 "땅이 크고 사람이 많은 나라가 큰 나라가 아니다. 땅이 작고 인구가 적어도 위대한 인물이 많은 나라가 위대한 나라다"라는 말을 남겼다.

작년에 사교육계의 최강자라고 불리는 S대표가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현 공교육의 약점과 문제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세상은 많이 바뀌었으며 지금도 무섭게 바뀌어가고 있는데 학교만 안 바뀐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교육(학원)은 세상과 대학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은 한 시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한 개인의 발전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교육은 공동체의 미래에 중요한 가치이다. 학교는 공교육의 회복을 통해 입시위주의 점수 교육에서 탈피하여 한 인격체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꿈을 이끌어주는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 교회는 일찍부터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말씀 교육, 전인 교육, 시대를 선도하는 교육에 역량을 집중시켜왔다. 우리 교회와 총회는 이 시대의 교육의 현실을 직시하고 더 나은 개인과 공동체의 미래를 바라보며 방향과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조재호/목사ㆍ고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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