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비결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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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09일(화) 17:39
가까이 지내는 목사님의 아들이 자립형 고등학교에 합격을 했다. 이전부터 공부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역시 그 말대로 였다.시험성적도 아주 우수해서 장학금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그것을 위해서 함께 기도했다. 우리나라 모든 부모들이 부러워할 것 같아 아들이 지금까지 공부를 잘하고 좋은 고등학교에 합격한 비결을 한번 물어보았다.

대답은 뻔했다. 아들이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것이다. 열심히 한다고 다 공부를 잘하겠느냐고 반문했더니 자기도 과거에 공부를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자기 아들은 항상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애쓰는 것이 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목표를 세우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 다 잘 할 수 있을까? 자문을 해보다가 결국 그 아이가 그만한 능력과 재능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목사님과 대화를 끝내면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세 가지 조건을 생각해냈다. 우선 열심히 성실하게 해야 한다. 무작정 열심히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애써야 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공부하는 능력과 재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모든 아이들이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부모들이 안타까와 한다.

안타까운 부모들이 이 조건들을 만족시키려고 무지 애를 쓰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 조건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잘못 찾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도록 하기 위해서 사교육을 시킨다. 그러나 억지로 사교육을 시킨다고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 사교육을 시키면 아이들이 아주 바쁘게 공부를 할지는 모른다. 그러나 열심히 하게 할 수는 없다. 사교육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들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데는 분명히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하는 데는 효과가 없다. 오히려 역효과만 나타날 뿐이다.
우스개 이야기를 하나 들었다. 부모 등쌀에 학원을 다니는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했단다. "내가 어른이 되면 우리 엄마 아빠 학원에 보낼꺼야"

우리의 교육의 목표를 입시제도가 만들어주고 있다. 좋은 학교에 가려는 목표를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자기 나름대로 목표를 세우고 공부한다면 의미가 있다. 우리의 문제는 그 목표를 부모들이 세워준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세워주는 목표는 대체로 비현실적이어서 문제가 되지만 현실적인 목표라고 해도 아이들에게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부담만 된다.

공부하는 능력과 그 영역에 재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은 아이들 안에 내재하는 것으로 부모들이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사교육은 그런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좀 더 발전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런 능력이 없는 아이에게 능력을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이렇게 말하면 부모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이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부모들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다.

우선 아이들이 성실하게 공부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열심히 하는 것 자체를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이다. 물론 그러는 과정에서 부모에게 인내가 필요하다. 한 두 마디의 말로 아이들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테니까 말이다. 성실하게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두고 두고 자산이 될 것이므로 지금부터 그런 자세를 가지도록 가르치며서 이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아이들이 작은 목표부터 세우도록 돕는다. 비단 공부에서만 아니라 삶의 다른 영역에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는 기쁨을 누리도록 돕는 것이다. 아이들이 작은 것이라고 성취하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즐거워진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세운 목표를 존중해주고 그것을 이루도록 함께 기도해주어야 한다.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일등 하는 아이가 있고 아무리 해도 일등을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것이 부모의 마음을 섭섭하게 한다. 이런 경우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능력을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 말고 있는 능력을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공부를 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사람에게는 공부하는 것 외에도 얼마든지 다른 능력이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들 중에는 공부 잘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도 있지만 다른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다. 그러기 위해선 창조적인 감각이 필요하다. 창조적인 눈으로 보면 모든 아이들에게서 다양한 능력을 발견할 수 있으며 부모들은 그것을 개발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라면 얼마든지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녀교육을 부모의 뜻대로 다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녀교육을 위해서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방선기
/직장사역연구소 소장ㆍ기윤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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