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특집)사회적기업과 선교의 접촉점 모색 1

[ 연재 ]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인가?-모두를 위한 이윤을 추구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0년 03월 03일(수) 16:12
우리 사회는 1990년대 후반에 불어닥친 경제위기로 급격한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부도 위기에 놓이고 직원들은 원치 않는 퇴직을 할 수밖에 없었으며, 가장의 갑작스런 실직으로 인해 가정은 경제적 위기와 함께 해체의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실질적으로 기업을 경영하던 경영자와 실직으로 일자리를 잃어 경제적 위기에 처한 가정의 가장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누울자리 조차 없이 거리에 나 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교회를 포함한 시민 사회단체들은 사회 안정망 확보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복지 서비스 중에는 일자리 창출과 함께 재활을 위한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경제 위기 이전부터 교회와 시민단체들은 농촌에 관심을 가지면서 지역사회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도시와 연결해 판매망을 확보하는 일을 해왔다. 특히 이들 단체에는 교회 중심의 공동체의 역할이 컸으며, 개 교회나 개인의 영리 목적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공익이라는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교회를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내어 놓은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 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정부의 정책으로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되면서 제도화 됐다. 이 법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ㆍ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2009년 1월 12일 시행 사회적기업육성법)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시장가격으로 구매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계층"으로 구분되는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에 교회가 참여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교회가 영리를 목적으로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받아 들이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취약계층에 대한 선교적인 차원에서 사회적기업에 접근을 한다면 긍정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장애인, 외국인근로자, 극빈자가정, 독거노인 또 차상위계층의 저소득층 가정 등을 대상으로 선교 사업을 전개해 온 선교단체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관심을 가져 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의 의미는 'social venture', 'community business'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 시작으로 공공부분의 복지 정책이 축소되는 1970년대 후반 미국사회에서부터 시작했다. 김성기씨가 2009년 6월에 발표한 '사회적기업 특성에 관한 쟁점가 함의' 논문에 따르면 당시 미국은 경제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들고, 복지 정책이 축소되면서 비영리조직들이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즉 정부의 복지 삭감에 대해 비영리조직은 상업적 활동을 확장하면서 그 공백을 메우고자 했던 것이다.

서유럽 또한 1990년대를 전후해서 복지국가의 위기에서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에 대해 김상기씨는 유럽의 사회적기업에 대해 "복지국가에 대한 긴축예산의 문제도 있었지만 효과성과 제도적 위기에 관한 것이 주요한 이슈가 되었고, 실업정책은 장기실업자에 대해서 비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설명하며, "사회적기업은 사회변화 및 복지국가의 위를 배경으로 대두되었다"고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및 고용문제 해결,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아동케어서비스 필요, 급속한 고령화와 가족구조 변화에 따른 새로운 노인서비스의 필요, 도시재생정책, 장기실업자를 위한 고용 프로그램 등을 포함한 당시 나타나기 시작한 사회적 필요에 대한 대응으로 사회적기업이 출범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 도입된 사회적기업은 서유럽의 맥락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사회변동이 사회적기업이 태동하는 원인의 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경제구조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성장 정도에 비해 실업과 빈곤문제에 취약한 복지국가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함이 대두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사회정책 측면에서 공공부조 제도, 일자리 창출 정책 등의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나 정부의 사회정책 확대에도 불구하고 사회 양극화, 비정규적인 확대, 일하는 빈곤등의 확산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되었다.

정원봉교수 또한 논문 '한국 사회적 기업의 실태와 전망'에서 "한국정부가 사회적 기업을 육성한 데에는 1990년대 말부터 나타난 경제성장 둔화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민간부문의 고용창출 능력의 저하, 그리고 고령화 및 가족구조의 변화에 따른 사회서비스 수요증대에 기인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 속에서 부족한 사회서비스 공급 확대를 통한 고용창출을 도모하는 주요한 정책으로서 사회적기업의 육성이 고려되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면들을 고려해서 사회적기업을 정의하면 "합법적인 기업형태와 경영모델을 갖추고 사회적 유용성을 가진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배분의 공평성을 유지하는 조직"(이인재교수)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근거로 이인재교수는 '한국 사회적지업의 쟁점과 전망'이라는 논문에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의 유형을 네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정신질환이나 신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보호된 고용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우리 나라의 경우 장애인 보호작업장을 꼽을 수 있다. 둘째는 취업취약집단에게 안정적이고 자립적인 안정된 일자리를 일정기간 동안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자활공동체에서 발전한 사회적기업들에서 발견된다. 셋째는 생산적 활동을 통해 심리적 사회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재사회화하는 유형의 사회적기업이며, 넷째는 이행적 일자리 또는 훈련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으로 보건복지부의 업그레이드형 자활사업이나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서 부분적으로 나타난다.

사회적기업은 일단 공공부조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기업이 가지고 있는 이윤추구와는 구분된 공공의 이익, 즉 취약계층을 상대로 기업이 운영된다는 점에서 사회시민단체와 함께 교회나 기독교선교단체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회와 선교단체는 이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특히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지원 사업들을 전개해 왔으며, 장애인이나 노인 등을 대상으로 선교적인 차원에서 복지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특수목회로 분리되는 이러한 선교활동에 대한 한계가 경제적인 문제로 드러나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시기에 놓이게 됐다. 즉 재정적인 자립이 이루어져야 안정적으로 선교 활동을 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러한 측면서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을 가져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개인의 영리 목적으로 악용되거나, 교세를 확장하기 위한 전도의 도구로만 접근한다면 지속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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