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할 것 없습니다"

[ 예화사전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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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3월 02일(화) 16:50


한 노인이 허리까지 닿는 긴 수염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손자가 이 할아버지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밤에 주무실 때 그 수염을 어떻게 하고 주무세요? 이불 속에 넣으시나요, 아니면 이불 밖에 내놓으시나요?" 뜻밖의 질문을 받은 할아버지가 가만히 생각해 보았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자 손자에게 말했습니다. "잘 생각이 안 나는데 내가 오늘밤에 잠을 자보고 나서 대답해 주마." 그 날 밤에 할아버지가 잠자리에 누워서 먼저 수염을 이불 속에 넣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영 어색하고 답답했습니다. 아무래도 그동안 수염을 이불 바깥에 내놓고 잤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불 밖으로 수염을 내놓아보았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영 불편하고 어색했습니다. 할아버지에게 혼란이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수염을 이불 속에 넣은 것 같기도 하고, 내놓은 것 같기도 해서 도무지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할아버지는 수염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밤새도록 한 잠도 못 잤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할아버지는 밤마다 수염 때문에 잠을 못 잤다고 합니다.

누구든 아무런 의식없이 살 때는 고민이 없습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의식하면서부터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죄가 무엇이고, 의로운 것이 무엇이며, 사랑이 무엇이고, 미움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다음부터 고민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민은 언제든지 망설일 때 생기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확실하게 선택하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서 있을 때 고민이 생기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고민하지 않고 사는 비결은 어느 하나를 분명하게 선택하는 데 있습니다.

하나님의 종 모세 앞에도 두 개의 세계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세상이요, 또 하나는 하나님의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고난과 시련을 무릅쓰고 하나님의 손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애굽의 압제 속에서 신음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출해 냈습니다. 때때로 하나님과 대면하면서 그분의 음성을 들었고, 숱한 이적을 행했습니다. 지팡이로 반석을 칠 때 생수가 터져 나왔고, 홍해를 내리칠 때는 바다가 갈라졌습니다. 분명하게 하나님을 선택한 모세는 일생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펼쳐냈던 것입니다. 고민은 두 세계 사이에 끼어있을 때 생깁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선택을 한 후에는 고민이 사라집니다. 세상과 하나님, 둘 중의 어느 것을 택하시겠습니까?

"도리어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 받기를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좋아하고"(히 11:25). 

김동문목사(전주완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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