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졸업이야기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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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25일(목) 09:44
신옥주 / 영서초등학교 교장

졸업 시즌이다. 꽃다발 속에서의 젊은이들의 환한 미소와 삼삼오오 모여 사진 찍는 생기발랄함은 졸업식에서 흔히 그려지는 모습이다. 다양하고 감동적인 졸업 풍경도 볼 수 있다. 노년에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 자신을 가꾸기 위한 향학열을 불태우신 노인대학 졸업식의 어르신에게는 박수를 보내게 된다. 대안학교의 졸업식은 감동과 눈물의 졸업식이니, 불우한 환경 때문에 제때 배우지 못한 이들에게 졸업이란 큰 감격과 뿌듯함일 것이다.

어려움과 고통을 이기고 졸업을 이루어낸 개인의 이야기도 있다. 탈북의 고통을 안고 어려움 속에서 졸업한 탈북자 남모 군(21), 척추결핵이라는 불치병 때문에 키가 1m20㎝밖에 안 되는 전모 씨(43.여)는 고통을 이기며 학업을 수료한 인간승리의 표상이기도 하다.

졸업을 끝이라 생각하며 한 과정의 마감을 즐기려는 학생들의 축제가 오토바이 질주, 벗고 뛰는 축제, 달걀 세례, 밀가루 세례 등 눈살 찌푸려지는 행태로 비치기도 한다. 이러한 막장 졸업식이 있는 반면 착한 졸업식이 있어서 화제다.

초등학생이 예복을 차려입고 경건하게 참여하는 졸업식, 예복에 사각모까지 갖추어 쓰고 참여하는 중학교 졸업식, 일하는 학부모를 배려한 야간 졸업식 등 학교마다 아이디어를 내어 졸업을 경건한 의식으로 의미를 찾고자 애쓰고 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며 낮은 자세로 사회에 봉사하라는 의미를 보였듯 교장선생님이 졸업생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거행한 학교도 있다고 한다.

졸업식은 모든 이들에게 한 과정의 끝이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소중한 의식이기에 유명 인사들의 졸업 축사도 종종 들어보게 된다. 달라이 라마는 '아홉 번 실패했다면 아홉 번 노력한 것'이란 티베트 속담을 소개하며 "인생의 또 다른 장(章)에서 결단력, 낙관주의, 인내가 중요하다"고 졸업생들을 격려한다. 맥아더 장군은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여러분은 용기가 없는 곳에 용기를 주고, 신념이 없는 곳에 신념을 주고, 희망이 없는 곳에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하였다. 도전과 희망을 향한 첫 발걸음이 되는 졸업이 되길 바라는 걱정과 소망이 느껴지는 축사가 아닐까 싶다.

스탠퍼드대학 졸업식에 초청연사로 참석한 휴렛 패커드 최고경영자(CEO) 칼리 피오리나는 "여러분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냉정하게 물어보십시오. 나는 이 지구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라고 축사의 말을 하였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초ㆍ중ㆍ고등학교의 졸업, 교회학교의 졸업, 마리아 여선교회의 졸업, 직장의 졸업인 은퇴 등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졸업을 경험하였고, 앞으로는 인생의 졸업인 죽음까지 경험할 많은 졸업들을 남겨 두며 살아가고 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새로운 생활로의 진입을 독려하시면서 과거 생활을 청산하라는 멋진 졸업사를 하셨다. "그물을 버리고 나를 좇으라. 사람낚는 어부가 되어라".

성숙해진 제자들에게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파하라"고 명하시며 예수님은 인간의 옷을 벗으면서 제자들을 떠나보내고 예수님의 제자학교를 졸업시키셨다. 모세는 40년의 광야학교를 졸업하고 가나안정복을 앞에 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여호와의 구원받은 자로 가나안 땅을 밟으리라"는 축사를 하였다.

직분 맡아 교회 활동을 하면서 하나님의 교회에는 무엇을 남기었는지, 직장과 가정에서는 무엇을 남기었는지, 졸업하는 학교에는 무엇을 남겼는지 되돌아보며 스티븐 킹의 말처럼 '다른 이에게 선물이 되는 삶'을 살아 예수님의 제자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올해 졸업하는 많은 학생들과 어르신들이 하나님의 인도 속에 졸업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하여 축복의 땅을 밟는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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