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와 한국전쟁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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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10일(수) 16:35

 
한국근현대사의 가장 큰 민족적 시련은 아마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일 것이다. 올해 2010년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庚戌國恥) 1백년, 그리고 한국전쟁(韓國戰爭)이 발발하지 60년이 되는 해다.
 
한국교회는 지난 1백년 동안 민족의 시련 가운데 믿음의 뿌리를 내려왔다. 구한말 지상의 왕국인 조선이 멸망할 때, 하나님의 왕국인 교회가 세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상처받은 영혼들이 피난지 부산에 모였을 때, 불교의 땅 부산경남지역에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민족의 모진 시련 가운데 하나님은 늘 예기치 않았던 은혜를 베풀어주셨다.
 
한편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은 기독교 이단 발흥의 주요한 배경이 됐다. 일제의 탄압이 가중됐던 1930년대에 신비주의 이단의 씨앗이 뿌려졌고, 한국전쟁을 전후하여 문선명의 통일교와 박태선의 전도관과 같은 주요 이단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경술국치 1백년과 한국전쟁 60년을 맞는 오늘의 기독교인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국사회는 다양한 문제로 인해 분열과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비록 1백년 전의 경술국치 혹은 60년 전의 한국전쟁과 같은 시련에는 비교할 수 없지만, 북핵 문제, 국제테러 문제, 부의 편중 문제, 질병 문제, 세종시 문제, 사법부 문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북한의 정책은 순수한 인도적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는 지원단체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무차별적인 테러의 위험은 이라크에 파병하고 있는 우리들 자신의 문제가 됐다.
 
빈부격차 문제로 인한 갈등과 대립은 사업장과 거리에서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으며, 새로운 질병들로 인해 우리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세종시 이전 문제로 인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는 양편으로 나뉘어져 양보 없는 전선을 형성하고 있고, 민노당 강기갑 의원과 PD수첩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사법부를 향한 이념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교회내적으로는 신천지교회와 JMS와 같은 비상식적인 종교단체들의 미혹으로 인해 개인의 영혼과 가정의 행복이 무참히 파괴되는 안타까운 일들이 멈추지 않고 있다.
 
1백년 전인 1910년, 우리는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겼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나라는 소망 가운데 건설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60년 전인 1950년,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이 발발했지만 동시에 변치 않는 신앙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한반도 곳곳에 확장되는 전환점이 됐다.
 
신실하신 하나님은 우리가 중심을 잃고 쓰러지려고 할 때 완전히 넘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시는 분이시며(시편 37:24), 삶의 고통 가운데서도 '재(災)대신 화관(花冠)'을 주시는 분이시다(이사야 61:3).
 
한국교회는 경술국치 이후 두 번째 희년을 맞고 있다. 성서적으로 희년(禧年)은 '회복의 날'이며 '거룩한 날'이다 (레위기 25:10~13). 동시에 한국교회는 한국전쟁 발발 60년을 맞고 있다. 전통적으로 60년이 지난 후 맞는 환갑(還甲)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민족의 회복을 염원했고, 한국전쟁 당시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민족의 평화를 열망했다. 2010년 오늘, 우리 주변의 모든 갈등과 대립을 넘어서는 온전한 회복과 새로운 시작을 소망해 본다. 불확실한 세상은 시시각각 변하지만, 신실하신 하나님은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

탁 지 일
목사ㆍ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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