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조속히 해야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2월 04일(목) 15:35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연내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을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명확하게 드러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빨리 정상회담을 하라고 제안했다. 드디어 남북정상회담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셈이다. 이제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그리고 의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그동안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해온 실무자들에 의해서 물밑작업이 있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의제는 어느 정도 설정되어 있거나 쉽게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제의 수위는 국민들의 분위기와 국제적인 관계, 특별히 한미관계와 북미관계를 고려하면서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경험했다.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에서는 6.15 선언을 통해 큰 원칙을 세웠고,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에서는 10.4 선언을 통해 원칙을 보다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방향으로 세워졌다. 우리가 추진할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은 앞의 두 정상회담을 무력화시키거나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발전된 내용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이산가족의 아픔, 국군 포로의 아픔, 납북자들의 아픔, 비전향 장기수의 아픔, 탈북 새터민들의 아픔 등 우리 민족이 아픔 가운데서 흘린 눈물은 이루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종전의 선언과 함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평화협정을 과제로 남겨두고 있다. 우리는 평화협정의 논의가 정치적 술수나 제스처로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체제를 분명히 인정하고 긴장과 갈등을 해소하며 명실상부한 평화를 가져오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는 평화협정과 병행될 때만이 가능할 것이다.
 
지금의 한반도는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고, '보복성전'이니 '선제공격'이니 하며 전투적인 용어를 절제하지 않고 사용하는 긴장 상황에 있다. 그래서 세 번째 이루어질 남북정상회담은 우리와 세계공동체에 더욱 희망을 준다. 우리는 집나간 둘째 아들을 조건없이 맞아준 아버지처럼 조건없이 만나야 한다.
 
정치적 결과와 이해타산보다는 일단 만나 속마음을 확인하고 서로 신뢰의 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홍수 직전에 신속히 방주에 들어간 노아의 가족처럼 최대한 빨리 만나야 한다. 북미회담이나 6자회담 이후에 만나면 남북의 행동반경이 좁아지고, 평화의 주도권을 잃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야곱과 화해한 에서처럼 맏형같은 자세로 만나야 한다. 먼저 양보하고, 먼저 배려하고, 먼저 포용하려 할 때, 상상 밖의 큰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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