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건강하고 성숙한 남미 선교를 바라며'

[ 땅끝에서온편지 ] 남미선교에 대한 반성과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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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04일(목) 10:06
파라과이 임성익선교사 

   
▲ 지난해 5월 남미 이과수에서 열렸던 본교단 남미선교사대회 및 선교전략회의 참가자들.

본교단의 남미선교 역사는 30년에 이른다. 지금 우리는 남미 선교가 어느 단계에 와 있으며 어떤 사역의 자세로 임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물어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교회개척 사역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특별한 분야로 파송받지 않은 선교사들은 우선적인 사역으로 교회개척을 한다. 그런데 교회개척의 방법과 전략은 지역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지만 지금 상황에서 남미에는 전도와 교회성장 못지않게 교회 건강과 성숙의 문제에 대해 우선적인 무게를 둘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남미에 많은 교회들이 세워지고 있지만 건강하고 성숙함에 있어서 다양한 문제를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미에는 교단 소속 교회도 있지만 교단이 없는 독립교회들이 마구잡이로 세워지고 있다. 그리고 새로 세워지는 교회 중에는 신학교육도 받지 못하고 잘 준비되지 않은 평신도에 의해 세워지는 교회도 많다. 종교 혼합주의로 인한 무속화된 신앙 형태의 영향, 도덕과 윤리의 부재, 수많은 가정들이 파괴됨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이 신앙의 걸림돌이 되며 술, 마약, 순간의 쾌락(성적인 범죄), 무당 등 어둠의 세력에 사로잡히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그 외에 고난의 영성을 경험해보지 못한 점, 가톨릭에서 영향 받은 성상숭배 사상, 헌금하지 않는 습관, 주인의식의 결여 등 교회의 성숙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많다. 물론 이들의 문제들은 한국교회의 문제가 될 수 있고 어느 선교지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들이다. 그러나 특히 남미에 있는 교회의 경우 이러한 것들이 매우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교회가 건강하고 성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교회들이 세워졌다가 사라진다.

그러면 한국선교사가 개척하고 있는 교회는 과연 건강하고 성숙한 교회가 많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한국선교사는 뜨거운 열정으로 교회 개척을 시작하지만 그들 중에 많은 선교사가 건강하고 성숙한 교회로 만들어가는데 힘들어 하고 있다. 현지 사역자들과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한국 선교사들은 영성이 뛰어나고 열심이 있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몇 가지 문제를 생각해 본다면, 언어를 충분히 구사하지 못한다. 선교사는 교회를 세우는 것 뿐 아니라 다양한 사역들을 병행하는데 남미의 문화와 국민성, 풍습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선교사 중심의 교회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자립을 목표로 하는 지도자 훈련의 부족 등도 문제가 된다. 많은 선교사들이 언어 등 몇 가지 이유로 사역자 양육에 대한 어려움 때문에, 사역에 있어서 더 쉬운 방법을 택하다 보니 부차적인 사역에 치중하게 된다. 본인도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왔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 사역하면서 얻은 경험을 통해 건강하고 성숙한 교회를 만들기 위한 몇 가지 과제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물론 이 제안에 모든 선교사들이 동의를 안 할 수도 있지만 이 기회를 통해 남미의 선교방향에 대해 재고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 

1)교회를 세우기 전에 언어를 충분히 습득해야 한다. 사역을 시작한 후에는 언어 습득이 매우 어렵다. 2)교회 세우는 일에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한국선교사들은 보통 2~3가지 사역을 병행하는데 교회사역에 우선 집중하는 것이 좋다. 3) 현지인과 차별화 된 제자 훈련이 필요하다. 4) 남미에는 가톨릭의 영향으로 거듭나지 못한 교인들이 많은데, 이러한 교인을 확실히 변화시켜야 한다. 5)예배를 잔치와 같은 분위기로 이끌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남미 교회 예배는 콘서트에 온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이런 찬양을 통하여 그들 안에 눌려있는 상처, 분노, 아픔 등을 해소하고 이것을 통해 하나님의 교통과 임재를 느끼며 새 힘을 갖기도 한다. 이것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6)선교 현장에 치유사역이 일어나야 한다. 이 부분도 한국장로교 선교사가 무시하기 쉬운 부분이다. 7)가정회복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8) 선교 현장에 영적 전쟁이 필요하다. 9) 한국 선교사만이 갖고 있는 고난의 영성을 가르쳐야 한다. 남미의 많은 개신 교회들은 개인적으로 작은 어려움들이 상존하지만 교회 전체적으로 큰 핍박 없이 성장해 왔다. 이것이 남미교회가 성숙한 교회로 가는 길을 막는 요소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0) 목회자를 재 훈련시키는 사역이 일어나야 한다. 남미에는 신학교육 안받은 목회자가 너무 많다. 받아도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목회자가 많다.

남미의 교회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에도 건강과 성숙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한국 선교사들은 잠재력과 능력은 많이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교회의 건강과 성숙을 책임질 만큼 사역을 잘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 선교사들만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잘 개발하고 활용해 나가면서 단순한 교회개척보다 교회의 건강과 성숙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사역에 접근해 나갈 때 사역의 지경이 확대되고 남미 선교의 앞날은 보다 밝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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