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를 거부하는 8세 남아(불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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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2월 03일(수) 16:19

Q : 제 아이는 왜 두려움이 많을까요? 늦게 결혼해서 귀하게 얻은 아들이었고 유치원도 잘 마치고 이제 학교에 갈 나이가 되어 온 집안식구가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주는 가운데 첫 등교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학교가기를 거부 합니다. 너무 화가 나고 신경질이 나서 다구쳐 물어 보았더니 학교가기가 두렵다는 것입니다. 뭐가 부족해서 남들이 다가는 학교를 안가려고 하는지 무엇이 두려운지 모르겠습니다. 제 아빠가 속을 썩여서 자식 하나 잘되기를 바라는 제 마음을 이렇게 모르는지요.

제 자신도 요즘 삶에서 자신감이 없어지고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하려고 애를 쓰다가 집에 와서 무관심한 남편과 불안해 하는 아이를 보면 힘이 쭉 빠집니다. 도와 주세요.(불안이 엄마)


A:사람이 자신의 유한성과 불완전함을 자각할 때 즉 환경에 의해서 압도 당할 때 무력감을 느끼게 되며 그로 인해 자신이 무너지지 않을까 자신의 삶이 끝난 것이 아닐까 두려워 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치 내가 없어지는 것처럼 보일때 그 상황에서 내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은 극심한 불안감을 일으킵니다.

아드님이 어떤 이유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가기를 거부하며 두려워 하는지 주신 내용만으로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몇 가지 환경적인 요인이 개선된다면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8세의 남아가 부모 특히 엄마와 떨어져 학교가기를 거부하는 경우 대개는 가족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빠의 무관심한 태도와 엄마의 좌절이 아이의 마음에 충분한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발달과정에서 아이가 부모님과 떨어져 개별적이며 독립적인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에 축적된 내적능력이 준비 되어야 합니다. 특히 새롭게 시작된 학교생활은 여태까지 보호된 환경에서 온가족이 자신을 중심으로 배려해 주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아이가 현재 학교라는 환경에서 심한 불안을 느끼는 것이 분명하므로 우선 학교에 있을때 불안감을 덜 느끼도록 도와야 합니다.

우선 아이가 집에서 가장 좋아하거나 편안하게 느끼는 소품이 있는지 살펴 보세요. 부모(Caretaker)의 안정과 적절한 사랑이 충분히 내재화 되지못한 경우 그것을 대상할만한 외부의 물건, 예를 들어 가족사진이나 엄마의 손수건 등을 소지함으로써 도움을 받을수 있으며, 아이 스스로 불안을 이기도록 의지적인 노력을 강화해 주고 무의식적인 두려움때문에 퇴행(나이에 맞지 않는 유아적) 행동을 하지 않도록 적절히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아드님이 학교환경에서 적응도를 높히는 방법은 가족관계에서 부모님이 결혼상담이나 가족치료를 통해서부부간의 문제가 부부안에 머무르도록 도와 주셔야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두분이 끊임없이 긴장관계와 갈등을 만들어낼 때 아이는 계속적으로 과도한 불안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특히 아이를 돌보는 일차 보호자인 엄마의 일관되고 안정감 있는 사랑의 태도는 가장 중요합니다. 아빠의 아내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애정어린 배려는 아내를 훌륭한 어머니로 변신시킬 것 입니다.

어머니 역시 우울감과 낮은 자존감으로 힘들어 하는데 무엇보다 먼저 삶의 가치를 자식과 남편에게서 하나님으로 바꾸시고 자기자신을 하나님 안에서 "가치 있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인식하는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의 값진 보혈로 구속받은 자로 깊이 명상하시기 바랍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이 감동을 주셔서 새 힘을 부여받아 암탉이 병아리를 품듯이 아이의 불안을 잘 감당(Holding) 하시리라 믿습니다.

이윤주원장/정신과전문의ㆍ세이페병원 원장, 총회 목회상담지원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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