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향긋한 차와 쉼,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

[ 착한문화클릭 ] 본보ㆍ총회문화법인 공동기획 크리스찬 문화생활 캠페인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1월 28일(목) 10:39

코끝이 싸해지는 차가운 기운이 여전한 겨울이다. 너무 추워서 입 안까지 얼얼해질 때면, 얼른 들어가 몸 속 발끝까지 녹일만한 커피 한 잔이 간절해진다. 마침 분위기 좋은 카페 하나가 보여 여기다 싶어 들어가려는데, 담벼락에 작은 글씨가 눈에 띈다. 놀랍게도, 여기가 교회란다. 요즘 이런 카페가 늘고 있다.

그동안 교회의 카페는 '교회 내 카페', 즉 교회 공동체의 내적모임의 장소로서의 기능이 강했다. 그런데 이제는 교회 밖 사람들과 직접 만나는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모든 세대와 계층을 수용할만한 지역 사회를 위한 문화적 공간으로도 거듭나고 있다. 문화적 유연함으로 세상과 '더' 소통하며, 섬김의 범위를 '더' 확장시키는 법을 교회가 배워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총회문화법인에서 주관했던 문화목회컨퍼런스 '교회 카페'편의 열기에서도 이런 교회적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단순한 커피집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교회가 벤치마킹할만한 서울의 카페 몇 곳을 소개해 본다.

가베나루, 지구 반대편 이웃을 돕는다.
2호선 충정로역 2번 출구 충정타워 빌딩 뒤편, 02-321-0616
커피집 '사장'이라는 호칭보다는 '운영지기'라고 불러달라는 훈훈한 사람이 있는 곳. 장사보다는 커피로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1년에 한 번, 영업휴무를 선언하고 직원 모두가 여행을 다녀와서 커피로 사람들을 다시 만날 준비를 한다.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하며, 그 수익으로 네팔 장애인 공동체를 지원하고, 티벳에 있는 유일한 무료 탁아소도 돕고 있다. 마지막 달 금요일 저녁 7시에서 9시까지는 플러그를 뽑고, 촛불만 켜는 에너지 절약 운동도 실천하고 있다. / 2호선 충정로역 2번 출구 충정타워 빌딩 뒤편, 02-321-0616

마다가스카르, 여행의 생생함을 전달한다.
6호선 효창공원앞 역 2번 출구 효창운동장 방면 5분거리, 02-717-4508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이름을 따온 이 곳 카페는 사진작가 신미식씨가 운영하며, 여행과 사진에 관련된 책과 소품들로 가득하다. 여행지에서 직접 찍은 사진이 매력적이며, 여행할 때의 설렘과 애정까지 생생하게 전해주는 갤러리 카페이다. 이곳에서는 5주간 진행되는 사진 강좌도 열고 있으며, 무명 사진작가들을 위해 누구나 쉽게 사진전을 열도록 돕고 있다. /6호선 효창공원앞 역 2번 출구 효창운동장 방면 5분거리,

사하라, 사랑과 꿈으로 사람을 세운다.
7호선 숭실대입구역 4번 출구 숭실대 중문 방면 3분거리, 02-822-0111
'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카페의 이름과 뜻을 알고도 더 궁금해지는 곳. 벽면 곳곳에 쓰여 있는 그 사랑의 대상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다. 입구를 시작으로 양쪽 코너에는 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북카페의 카페지기는 꿈을 쫓고 있거나 꿈을 몰라 허덕이는 젊은이들에게 커피 한 잔과 책 한 권을 건네주고 싶어하는 상담을 공부한 목사이다. 그런 젊은이들과 더 깊은 만남을 위해 9주간 '꿈 스케치'라는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7호선 숭실대입구역 4번 출구 숭실대 중문 방면 3분거리,


토끼의 지혜, 사람과 책을 만나게 한다.
6호선 상수역 1번출구 극동방송 정문 길 건너 정면, 02-337-1457
마치 도서관에 온 듯한 느낌이다. 둘보다는 혼자, 대화보다는 독서, 책상 곳곳에 세워져 있는 스탠드와 책상 위의 나무필통, 무거운 가방을 놓을 수 있는 작은 의자가 커피향보다 책내음을 더 매력적이게 만든다. 영역별로 구분하여 채워놓은 책들 중에는 최근 서점에서나 볼 수 있는 신간들도 비치되어 있다. 이 책들은 놀랍게도 대여가 가능하다. 한 번 잡은 책은 놓기 어렵다는 사정을 잘 아는 카페지기의 배려란다. 테이크아웃 손님에게도 물론이다. /6호선 상수역 1번출구 극동방송 정문 길 건너 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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