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교회에 농지를 임대해 준다면"

[ 피플 ] 2010년에 바란다-한종현목사 편, 자립방안 등 제안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0년 01월 27일(수) 14:08

   
▲ 농촌지역 교회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립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한종현목사.
1월 특집-'2010년에 바란다' 다섯번째로 만난 한종현목사(대구서남노회 신촌교회, 대구ㆍ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상임의장)는 농촌교회 자립을 위해서는 분산 지원 정책은 지양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 대안으로 그는 지원하는 교회나 노회가 농촌에 농토를 임대해 농촌교회에 제공해 줌으로써 농촌교회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한다. 또 농촌교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신학교에서부터 전문성과 사명감을 갖도록 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한 목사는 농촌지역에서 목회를 시작해 현재까지 농촌목회를 담당하고 있으며, 땅지기공동체를 통해 농촌과 도시를 잇는 생산과 소비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목회 활동은?
▲농촌목회도 과거와 다르게 다양화 되고 있다. 최근에 농촌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이 인끼를 얻고 있는데 단순하게 체험에서 머물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농촌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다듬어 지면 좋겠다. 이러한 차원에서 일을 준비하고 있다. 크게 나누면 주말농장과 외국인근로자들이 직접 농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올 봄에 구체화될 예정이다. 특히 외국인근로자들의 경우 출신이 농촌이고, 돌아가면 농업에 종사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돈을 벌면서 농업기술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이끌어 온 '땅지기 생활협동조합'을 보다 확대하는 일에 관심을 쏟고 있다. 땅지기는 고령군을 중심으로 기독교인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하는 생산공동체로부터 시작해 현재는 생활협동조합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 공동체에는 대구지역의 4개 노회 여전도회연합회 회원들이 참여해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안타까운 일이 있다. 협동조합을 이용하는 기독교인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목회 분야는 전도사 때부터 목회를 해 오던 교회를 사임하고 현재 시무하는 신촌교회로 자리를 옮겼다. 이 신촌교회는 산당교회 권사님이 1985년에 기도처로 시작했으며, 현재 10여 명의 교인들이 신앙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 지금까지 농촌에서 목회에서 기억에 남는 일을 꼽는다면.
▲불량비료사건이 떠오른다. 이 사건이 있을 때 목회자의 신분으로 농민들을 대변해 활동한 것이 농민들과 동질감을 갖게된 배경이 되었다. 또 딸기 농사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인 일로, 농가부채로 시달리던 장로님과 함께 딸기 농사를 시작하고 이를 쨈으로 개발해 성공했다. 이로인해 지역에서 딸기로 명성을 얻게 되었으며, 이에 참여한 기독인들이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돼 모범적인 사례로 기억된다.

다른 기억으로는 목회를 시작할 당시에 정부가 추진한 의료보험 정책에 반대하며 당시 군수와 격돌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정부시책에 정면으로 반대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불랙리스트에 올라가는 일이다.

-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한국사회에 대한 생각은.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도시에서 농촌으로 인구가 이동하는 귀농현상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또 도시에서 은퇴시기가 빨라지면서 농촌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있으나 농촌인구 증가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과 농민들 간에 이질감만 더 생긴다.

인구 구조와 관련해서 농업 정책에 대한 의견이 있다. 경쟁력을 앞세워 기업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잘 못된 생각이다. 우리 농촌 현실에서는 가족농이나 소농이 필요하다. 이미 기업농을 한다고 해도 우리 나라 현실에서는 농업 선진국과 경쟁해서 따라잡을 수 없다.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소농 중심의 독일과 기업형 농업을 하고 있는 미국이 포도주 경쟁에서 결국 독일이 승리한 예를 교훈삼아야 한다. 가족농, 소농을 통해 다양성과 함께 특화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화는 결국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 오늘의 농촌교회와 도시교회에 대한 이해와 과제는.
▲최근에 서울에 있는 대형교회 담임목사를 만나 농촌 교회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한 일이 있다. 현재와 같이 생활비를 지원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농촌교회가 근본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다. 현재와 같은 방법으로는 농촌교회는 영원히 미자립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농촌교회 지원에 대해 지원하는 교회들의 문제점은 첫째 몰라서 이고, 두 번째는 알고는 있지만 실천을 안하는 경우이다. 정치성이 강한 교회와 목회자들이 작은 규모의 교회, 농촌지역의 교회에서 목회하는 목회자들을 길들이기 하는 듯한 냄세가 난다. 선거철에 표로 계산하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아무튼 미자립교회에 대한 분산 지원 정책은 문제가 있다. 노회 국내선교부에서 농촌교회 자립을 위해 이들에게 농토를 임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전국에서 목회자가 직접 밭을 일구며, 농사를 짓는 사례가 있다. 노회나 지원하는 교회에서 농촌에 있는 땅을 임대해서 농촌교회 목회자가 직접 농사를 짓도록 하는 방식으로 1, 2년 농사를 짓다보면 수익이 나게 되고, 교회가 자립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갈 수 있다. 생산된 농산물에 대한 판매는 농토를 임대해 준 교회와 노회 단위로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 도시 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우선 도시교회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총회에서 생명살리기 운동을 전개하면서 약간의 변화는 있었다. 그러나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거래하는 농산물 직거래를 여전히 장사하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도시교회들인 선교자금을 모으기 위해서 교회에서 바자회를 개최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목사 장로들의 생각이 변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최근 BMW(Bacteria Mineral Water)농법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여전도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생명신학 세미나를 열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가고 있다.

- 지역사회의 커뮤니티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교회의 역할이 있다면.
▲지방정부에서 지역을 알리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교회 중심으로 만들어 간다면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일단 목회자들은 지역에서 학문적인 지식이 높은 편이기도 하지만 폭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지역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목회자가 그 교회를 떠나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관심이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지만 보다 농촌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 할 수 있는 일이 눈에 보인다.

- 농촌목회 특수목회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신학교에 다닐 때 '농어촌선교연구회'를 조직해 활동한 일 있다. 당시에 이 연구회에 참여했던 친구들이 현재 농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신학교에서부터 점점 농촌선교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농촌선교 뿐만 아니라 다양한 특수 목회에 대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길을 열어야 한다. 특수 목회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리고 특수 목회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목회자에게 정책적으로 길을 열어줘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목회자에게 전문성과 함께 사명감이 필요하다. 전문성을 신학교에서부터 공부해야 하며, 사명감 또한 신학교에서 목회자로 훈련 받으면서 가져야 할 덕목이다.

- 전국교회에 신년 덕담을 한 말씀.
▲교회가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2010년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다. 특히 크고 작은 교회로 구분하지 말하야 한다. 작은 것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성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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