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온 편지

[ 교계 ] 재소자 P씨, 예수병원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에 감사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1월 26일(화) 15:30

"살려주신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예수병원(원장:김민철) 심장혈관센터에 뒤늦게 배달된 성탄카드 한 장이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발신인은 C교도소에 복역 중인 박 모씨(51세). 생사의 기로에서 치료받은 것을 잊지 않고 의료진에 "고맙고 고맙습니다"라는 편지를 보내온 것이다.

   
▲재소자  P 씨가 예수병원 의료진 앞으로 보내온 성탄카드.

지난 11월 25일 새벽 6시10분 심한 흉통을 호소하던 박 씨는 교도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실려갔다.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진단돼 곧바로 예수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을 때 그의 증상은 극히 악화된 상태였다. 심장마비가 발생, 혈압 측정이 되지 않았고 심실세동도 있어 전기충격요법, 심폐소생술, 기관삽관술 등을 시행해야 했던 것.

그렇게 응급치료가 이어진 것이 20여 분. 박 씨의 혈압이 미세하게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의료진은 바로 관상동맥 조영술과 스텐트 삽입술을 실시했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박 씨는 점차 의식을 회복하고 혈압도 유지되는 듯 했으나 30분 만에 부정맥이 발생하면서 몇차례 응급치료를 반복해야 했다.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 끝에 마침내 안정을 찾은 박 씨의 첫마디는 "그동안 잘못 살아왔지만 최근에 느낀 점이 많았다"는 고백이었다. 교도소 안에서 성경을 읽으며 필사까지 하고 있었다고. "나는 안 도망갑니다. 이제 괜찮으니깐 수갑은 풀어주쇼." 일반병실로 옮긴 후 수갑이 채워진 그가 의료진에 건넨 말이다.

몇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퇴원한 뒤, 잊혀질 즈음 보내온 성탄카드에서 박 씨는 "병세가 좋아져서 기분이 좋다. 지금은 대전의 모병원에 있다"고 자신의 근황을 전한 뒤 의료진의 행복을 기원했다.

박 씨를 치료했던 한 의료진은 "몇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긴 그는 깨달은 것이 많은지 말없이 자주 팔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간혹 작은 울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면서 "이번 일을 통해 사람의 생사는 하나님이 주관하시고 우리는 주님이 손길이 되어 최선을 다해 환우를 돕는 도와주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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