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에서 '벤츠딜러'로

[ 인터뷰 ] '나는 희망을 세일즈한다'의 저자 김민우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0년 01월 21일(목) 13:21
   
▲'세일즈맨'으로 재기에 성공한 김민우.
23살의 청년 김민우는 '사랑일뿐야' '입영열차 안에서'로 단숨에 스타가 됐다. 노래가 전부였던 청년이 폐활량 확보를 위해 하루에 6km씩 달리고 5∼10시간씩 연습을 한 땀의 결과였다. '3개월.' 정상의 단꿈이 깨기도 전에 그는 인기를 극대화시키자는 소속사의 결정에 따라 돌연 군에 입대했다. 그것이 시련의 시작이 될줄은 꿈에도 모른채.

입대와 함께 '가수 김민우'는 사라졌고, 제대후 빚을 내 녹음실을 차렸지만 정신이상자의 방화로 재기를 향한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 "인기가수였다는 끈을 놓지 않는 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밤무대 가수생활을 하며 빚을 청산하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는 데, 화려한 단꿈의 기억을 잊기까지 10년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34살. 우연히 세일즈 업계에 입문한 그는 지난 2006년 3월, 최고 판매왕의 자리에 올랐다. 2년만의 일이었다. "지금 가는 것이 어떤 길인지 잘 모르지만 가는 길에서 하나님의 아들로서 당당하고 씩씩하게 멋진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절박한 심정에 어린시절 부모님 손잡고 갔던 기억을 더듬어 찾은 새벽제단에서 그가 드린 기도다.

지난해 벤츠딜러 김민우는 '나는 희망을 세일즈한다(청림출판)'를 펴내고 다시 대중앞에 섰다. 사람들은 가수 김민우를 기억하며 절망의 끝자락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당당히 성공한 그의 삶에 박수를 보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 소재 한성자동차 전시장에서 그를 만났다. 영업1팀 차장 김민우(명성교회). 앳된 얼굴이 가수 데뷔때와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신앙이 없었더라면 힘든 시기, 수렁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과거에 머물러 있었겠지요. 하지만 하나님은 시련을 통해 저를 완전히 비우셨습니다." 왜 이런 연단을 주신 것 같냐고 묻자 그는 단번에 "사랑하셔서"라고 답했다. 어느덧 희망전도사가 된 그는 힘든 시기를 지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건넸다. "하나님이 시련을 주실때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련은 얼마나 지속될지 모릅니다. 그땐 그냥 감사하는 것 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땅을 깊게 팠을 때 더 높은 건물을 짓는 것처럼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는 "왜 계속 실패만 하냐고 원망하지 말고 마음을 비우면 그때 하나님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런 그에게 하나님은 '토기장이'다. "생각지도 못한 길로 인도해주시고 더 멋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셨으니까요." 출판 후 그의 희망이야기를 듣고자 찾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잊혀진 슬픔'을 알기 때문일까. 그는 다시 일어난 후 가장 큰 행복이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는 지금의 일이 즐겁다고 했다. 그는 이날도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강의장소로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세일즈맨 김민우는 이제 무대를 영영 잊은 것일까. "물론 노래는 하고 싶죠. 하지만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것보단 무대에서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에게 인생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절대 결론은 없어요. 사회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잖아요. 누구도 앞날을 예측할 수 없고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 이러한 때일수록 순간순간 충실하고 작은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느덧 그에게는 어떠한 상황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자족의 마음과 감사의 근육이 단단히 다져진 듯 했다. 인생의 2막 1장, 진짜 무대가 시작됐다. 이제 가수 김민우는 희망을 세일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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