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목표는 '달란트' 찾아주는 것

[ 특집 ] 1월 특집 / 2010년에 바란다­④ 권오수장로(신성교회ㆍ영락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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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21일(목) 10:43
   
본보는 신년을 맞아 '2010년에 바란다'를 주제로 사회 각계 인사의 고견을 게재하는 가운데 네번째로 평신도이자 교육기관에 종사하고 있는 영락고등학교 교장 권오수장로(신성교회)를 만났다. 권 교장은 "급변하는 교육환경 속에서도 기독교학교에서는 인성교육과 신앙교육을 절대 등한시해서는 안되며,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학생을 양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오수교장과의 일문일답.
 
-영락고등학교의 간략한 소개 및 올해 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
영락고등학교는 6.25 한국전쟁 당시 많은 청소년들이 거리를 방황하고 있을 때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님께서 영락성경구락부(1951)를 영락교회 베다니 건물에 개설하며 시작된 학교입니다. 우리 영락고등학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기 위하여 세워진 하나님의 학교라는 점을 늘 명심하며 기독교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제대로된 믿음의 학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8백 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식당을 설계 중이고, 체육관 건설 및 교과 교실과 체험 학습실, 기숙사 설립을 위해 준비 중입니다.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해 모든 인프라를 구성해주려고 합니다. 이와 함께 학원복음화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학생들에게 세례를 주려고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이나 사회에서 믿음의 생활을 영위하기가 어려운 이 시대에 세례를 받은 학생들은 어른이 되었을 때 신앙생활을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최근 교육에 있어 규제와 획일화에서 벗어나 자율과 책무, 다양화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기 영락고등학교는 기독교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나갈 계획이십니까?
지금 교육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기독교학교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학원 선교에 중점을 두면서, 학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며 기독학원의 기본을 지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수요일 1교시 채플, 성경수업, 매일 아침 학급기도회를 통해 신앙적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교사들도 매일 아침 경건회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특히 우리 학교에서는 여름방학 기간동안 농촌봉사활동을 42년동안 지속하고 있습니다. 사제 동행으로 다른 학교와는 차별된 특별한 프로그램입니다. 매년 4월에는 신앙수련회를 열어 용혜원 시인, 원베네딕트 목사, 김인중 목사 등 명망있는 강사를 초청, 수련회를 진행합니다. 학교를 설립한 영락교회에서도 학원선교부 부원들이 한달에 한번 수업시간에 방문해 상담 및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한 기독학생회, 찬양팀 헤세드 등 자발적인 동아리 활동도 활발합니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학교정보 공개, 자율형 사립학교 지정 등 교육제도의 변화 속에서 영락고는 어떻게 방향을 잡아 나가고 계십니까?
기독교 학교 정체성을 살리면서 입학사정관제 도입이 오히려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영락고는 기독교학교로서 전인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던 터라 입학사정관제는 기독교학교인 우리 학교가 빛을 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동안 선생들이 학생 상담과 교육을 헌신적으로 해오고 있어서 입학사정관제 도입이 되더라도 우리 학교는 긴장하거나 당황하지 않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요즘 학생들의 특징과 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학생들이 진학에만 몰두하다보니까 인성 수양이 부족하다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우리학교는 시대가 아무리 인성교육이 아닌 입시위주의 교육을 요구한다고 해도 신앙적인 측면에서의 인성교육을 통해 지정의가 균형잡힌 학생들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단순한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로 신앙으로 키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신앙교육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의 성품이 변화되고, 이러한 인성의 변화가 결과적으로는 진학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교육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사교육에 관한 개인적인 견해를 밝혀주십시오.
학습은 자기가 하는 것인데 사교육은 엄밀히 말해 자기가 아닌 남이 전달해주는 것을 받아 먹기만 하는 과정입니다. 자기가 하지 않고 다른 이가 전하는 것만 먹는 것은 자기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교육의 프로그램과 노하우가 사교육에 절대 뒤지지 않으며 학교교육만 잘 받으면 학업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학교교육을 통해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 진정한 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사교육은 결과지향주의를 반영한 것으로 결코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봅니다.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치중하기 때문에 사교육이 폐단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우리 학교가 속한 관악구에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공교육 확립이 더욱 시급합니다. 입학사정관제도가 과정과 가능성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학교의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기독교 인재를 양성하는데 있어 교사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사랑이 우선입니다. 기독교 교사는 믿음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그 믿음을 전해주는 선교사의 소명이 있다고 믿습니다. 밑바탕에 영혼에 대한 사랑이 깔려 있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면 그 이상의 선생은 없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들은 모두 사랑을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교직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과 선생님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선생님은 몸으로 교육을 실천하면서 보여준 선생님입니다. 교단에서 실제로 선생님 자신을 교재 교구로 사용할 정도였습니다. 예를 들면 식사 후에 소화가 잘 되려면 이렇게 하라며 교단에서 눕기까지 하셨습니다.

-학원 선교에 관심이 많은 교회와 총회에 조언, 혹은 요청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최근 신앙을 가진 학생들이 점점 적어지는데 대한 우려를 저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교회나 교단에서는 학교 교육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의 학교에서 믿음의 학생들을 키우는 것은 젊은이들이 사라지고 있는 한국교회로서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큰 교회나 교단에서는 미션 스쿨을 세우거나 인수를 해서 기독교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중고교를 망라해서 교단이 관심을 갖고 투자해 교회 부흥에까지 연결시켜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은 무엇이고 성경의 인물은 누구입니까?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 53:5)"입니다. 저는 이 말씀 때문에 예수님을 저의 구주로 영접하고 성령을 체험한 사연이 있습니다. 지금도 이 구절을 대하면 눈물을 흘릴 때가 있습니다. 성경 인물 중에서는 여호수아를 좋아합니다. 믿음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결국은 민족을 구원했다는 점에서 그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1등만을 강조하는 시대이지만 기독교 학교에서는 약자와 소외된 이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1등이 아닌 꼴찌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마다 가지고 계신 계획이 있으시고 각 사람에게 주신 특별한 달란트가 있으시다고 믿습니다. 각자의 달란트를 개발하고 믿음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등이 되려고 하기보다 나의 달란트가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육은 그 달란트를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다양성의 시대이기 때문에 1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의 재능을 찾아 즐겁게 일하며 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꼴찌는 무가치한 인간이 아닌 하나님의 존귀한 사람이라고 믿으며 미래를 준비하기 바랍니다.

-이번에 졸업하는 고3 학생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으시다면?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요 1:9)'라는 말씀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참빛은 예수님을 뜻하는 말씀인데 빛이 세상에 왔을 때는 누구에게나 골고루 그 빛이 전달됩니다. 각 사람에게 비추는 그 빛을 받아서 다른 사람에게도 그 빛을 비추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대학과 사회로 가는 우리 학생들이 하나님 안에서 인격을 형성하고 다른 이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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