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자전거 타고 교회가는 날

[ 교계 ] 교통체증 감소, 고유가 시대 대비...'교회가 앞장'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0년 01월 21일(목) 08:48

   

"우리교회에도 자전거 보관대가 있으면 주일에는 자전거 타고 교회 갈 텐데…" 

경기도 일산에 사는 주부 황수연성도는 매 주일 집문을 나서 교회로 향할 때마다 고민에 빠진다. 

20여 분 되는 거리를 걷자니 예배시간에 늦을 것이 뻔하고 자동차를 이용하자니 교회 주차장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황 성도는 최근 언론매체의 관심을 받아온 자전거를 이용하기로 했다. 신설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한 그는 5분여 만에 교회에 도착해 제 시간에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전거 보관 장소를 찾다가 결국 예배시간에 지각하고 말았다. 

지난 해 자전거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며 자전거 보관대를 찾는 일은 성도들과 지역주민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가 됐다. 대부분의 교회가 공간은 있지만 안전하고 편리한 자전거 보관대를 갖춘 곳은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2012년까지 자전거 보급률을 16.6%에서 30%로, 교통수송분담률을 1.2%에서 5%로 높이기로 계획했고, 자전거 도로 확장, 전국 10개 이상의 자전거 명품도시를 창출해 자전거를 통한 생활밀착형 정책을 추진한다는 점에 한국교회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교회가 이를 통해 사회문제로 대두된 극심한 교통체증과 CO2감축, 고유가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건강한 사회 및 국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노력을 펼친다면 한국교회의 신뢰회복에도 긍정적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유미호실장은 "차 없는 주일 행사를 통해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일을 지키는 교회가 소수 있지만 대부분 교회의 반응은 좋지 않다. 주차장이 없으면 성도들이 감소한다는 인식과 주차장 없는 교회는 가지 않겠다는 성도들의 마음가짐이 문제"라며 "지구를 지키고 건강을 지키는 새로운 가치에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눈을 뜰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유 실장은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지구의 날'이나 '환경주일'을 맞이해 '자전거 타고 교회 오는 날' 운동을 펼치고, 자전거 보관대 설치, 교회 성도와 지역주민을 위한 공공자전거 대여, 자전거 타기 강좌 운영, 자전거 전도대회, 남선교회 여전도회 연합회 청년부 등 부서별 자전거 타기 대회 등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경서노회 상주시민교회는 지난 2008년 행정자치부에서 주관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종합대책' 종교단체부분에서 '전국 자전거 시범기관'으로 선정돼 특별교부세 1천만원을 지원받아 자전거보관대를 설치해 지역주민과 성도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서울 강북구는 지난해 지역 주민들이 편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자전거이용 시범기관'에 성실교회(김영복목사 시무)를 시범기관으로 지정하고 공기주입기 1대와 총 1백20대 규모의 자전거 보관시설을 설치해 교회로부터 자전거 인구의 저변 확대 및 지역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냈다. 

교회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교회 마당에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하고 자전거 20대를 구입해 교회 성도들과 상주시민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며 "도심에 위치한 교회와 대형교회들이 자전거 보관대를 운영한다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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