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나님이 정말 좋다

[ 목양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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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19일(화) 19:00


나는 지금까지 1등을 해 본적이 없다. 공부에서나 어떤 경쟁에서도 1등을 해 본적이 없다. 고등학교 2학년 1학기 때 꼭 한번 2등 한 것이 나의 최고 성적이다. 물론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를 하노라고 했지만 결과는 언제나 그랬다. 때문에 나는 스스로 인정한다. '나와 1등은 거리가 멀다'고 말이다. 또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한번도 반장을 해 보지 못했다. 그러던 나를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했을 때 반 학생들이 반장으로 세워주었다. 이유는 내가 자신들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때문에 나는 내가 어느 정도의 그릇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언제 무엇을 해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솔직히 말하면 스스로의 그릇의 크기를 알았기에 최선을 다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최선' 그것이 내 삶의 방식이 되었다. 때문에 나는 지금도 나 자신에게 자주 말한다. '그러므로 너는 남들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준비하고, 더 많은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해! 그래야 남들만큼 할 수 있어!'라고 말이다.

몇 년 전, 우리교회 장로님 한분이 내게 "목사님은 부지런하시고 어떤 일을 시작하시면 끝을 봅니다. 그것이 목사님의 트레이드 마크입니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다. 솔직히 말해 그땐 장로님의 그 말씀이 무엇을 뜻하시는지 잘 알 수 없었지만 그 말씀을 나는 칭찬으로 들었다. 때문에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맡은 일에서 뿐만 아니라 내 인생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유는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씀을 통해서 한 가지 기분 좋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은 '최고'나 '1등'보다 최선을 다하는 자를 좋아하신다는 사실을 말이다. 보라! 하나님은 5달란트 받은 자가 또 5달란트를 남겼을 때나 2달란트 받은 자가 또 2달란트를 남겼을 때 꼭 같은 말씀으로 꼭 같은 칭찬해 주셨고 같은 축복의 자리에 앉게 해 주셨다.(마 25:14~30)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몇 해 전 어떤 장로님께서 내게 "설교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그 장로님의 말씀에 변명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곧 정신을 차리고 다짐했다. '그래, 장로님의 말씀이 백번 맞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여 설교하지만 늘 부족한 것이 너의 설교야, 그러니 너는 최선을 다해, 그 길밖에 없잖아!'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나는 그것이 무엇이든 최선만 다하면 마지막 날 하나님께서는 나에게도 능력의 목사님들과 꼭 같은, 또 명설교를 하신 목사님들과 꼭 같은 평가와 함께 같은 칭찬, 같은 상급을 주실 것이란 위로를 생각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교인들 중에 최고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보다 최선을 다하는 성도들을 좋아하게 되는지 모른다. 그리고 가끔 아들에게도 말한다. "아들아, 네게 명석한 두뇌를 물려주지 못해 미안하다. 그러나 너도 아빠처럼 최선을 다해라.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너를 반드시 존귀하게 해주실 것이고 사람들도 너를 인정해 줄 것이다"라고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 더 신나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은 오히려 적은 자들을 더 기뻐하시고, 좋아하신다고 말씀을 해 주셨다는 사실이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기뻐하시고 너희를 택하심은 너희가 다른 민족보다 수효가 많기 때문이 아니라 너희가 오히려 모든 민족 중에 가장 적으니라."(신 7:7) 더욱이 하나님은 처음부터 1등이 될 수 없는 자들에게 역전의 길까지 열어주셨다. "그러나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막 10:31). 그러니 나는 내가 믿는 하나님이 정말 좋다.

박중근/목사 ㆍ 동서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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