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쌓이고 또 쌓이고

[ 행복편지 ] 행복편지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1월 14일(목) 10:47

어제 내린 눈으로 온통 눈덮힌 길은
사람도 차도 엉금엉금 거북이 걸음입니다.
다일공동체 시무식이 있었던 어제 밥퍼나눔운동본부 앞길은
끝없이 눈을 치우는 다일스태프들과 밥상 가족들만 있을 뿐
다니는 사람들도 거의 없더군요.
눈을 쓸어내고 돌아서면 쌓이고 또 쌓이고
한참을 쓸다가 나중에는 빗자루를 내려놓고서
눈이 내리는 것을 바라보고 있어야 했습니다.
이럴 때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어지간히도 작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지난 한 주 나흘 동안 내내 설곡산에서 눈 치우다가
모처럼 서울 청량리에 왔더니 눈 치우다가 지쳐서
눈이 그치기만을 우두커니 바라보다니….

인생을 살아갈 때도 그렇지요
눈 폭탄을 맞은 어제처럼 칼바람이 불어대는 오늘처럼
내가 어쩌지 못하는 일을 만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원망과 불평 없이 내가 할 일을 할 뿐입니다.
무책임해 보여도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지요.
단하나, 이것만은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하늘의 소망을 잃지 않고 이웃을 생각할 일입니다.
쌓이고 또 쌓이고 끝없이 내리는 폭설과 몰아닥친 한파에
떨면서 난감해 할 가난한 이웃들이 있음을 기억해 주시기를,

엄동설한에 고생이 심한 무의탁 노인들과 노숙자들과 외국인 노동자 등
추운 날일수록 더 춥고 더 외로운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행복하소서.

최일도 / 목사ㆍ다일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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