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공적신학의 대상은?

[ 최근신학동향 ] 최근신학동향 1. 공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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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05일(화) 19:05
신학이란 성서신학을 초석으로 교의신학을 통해 교회사와 교리사의 도움을 받아 기독교적 실천을 겨냥한다. 대체로 이와 같은 신학적 입장에 따르면, 신학의 기능과 과제는 교회의 설교, 기독교교육, 예배예전(세례와 성만찬), 코이노니아, 그리고 디아코니아를 신학적으로 숙고하고 다시 신학적으로 준비시키는 데에 있다. 하지만 몰트만의 '하나님의 나라 신학'에 의하면, 하나님 나라의 미리 맛봄과 파편과 징표와 도구가 교회 밖의 세계에서도 발견된다고 보기 때문에 신학의 기능과 과제는 교회밖의 드넓은 하나님의 세계를 신학적으로 숙고하고 세상을 변혁시켜 하나님 나라가 되게 하는 데에 있다.

몰트만은 또 메츠의 '세상의 신학'을 두 가지로 요약하였다. 하나는 메츠가 도입한 '정치신학'이야 말로 중산층의 '사사로운 일로서의 신학'의 비좁음과 그 시대의 실존적이며 인격주의적인 신학들의 울타리로부터의 탈출이었고, 다른 하나는 종말론적 비전으로부터 사회를 예언자적으로 보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몰트만은 칼 바르트와 자신의 신학은 물론, 해방신학 여성신학 흑인신학 등을 모두 공적신학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이와 같은 신학들은 모두 '공적인 이슈들'을 신학적으로 문제 삼기 때문이다. 그래서 몰트만은 "신학은 또한 하나님 나라의 기능으로서 사회 안에 있는 삶의 정치적 문화적 교육적 경제적 및 생태학적인 영역에 속한다. 그것은 정치신학과 문화신학, 생태신학과 자연의 신학에서 보여질 수 있다. 이 모든 영역들에 있어서 하나님 나라의 신학은 사회의 공적인 일들에 참여하는 공적신학이다. 바로 이 신학은 공적인 일들을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의 시각에서 보기 때문에 비판적으로 그리고 예언자적으로 참여한다"고 주장하였다.

트레이시(David Tracy)는 '신학의 공적인 청중들'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신학이 겨냥하고 있는 공적인 청중을 셋으로 보았다. 하나는 교회요, 둘은 대학이요, 셋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인 영역들을 포함하는 전체로서의 한 나라나 한 사회의 전 구성원들이라 하였다.

스택하우스는 "공적인 신학이란 공적인 논쟁들이나 문화 사회 과학기술 경제 정치에 관한 문제들을 다루고자 하는 신학의 한 종류이며, 또한 비기독교 정통들이나 사회과학 역사과학자들과 더불어 비판적인 대화를 하고자 하는 신학의 한 종류"라고 하면서도 '평신도의 소명'을 통하여 인류 전체와 관련된 공적인 삶으로 나가는 것도 무시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아가서 그는 가족생활과 전문직들에 대한 현대적 위기들과, '인권의 본질'과 '인권옹호', 그리고 '과학기술 경제적 그리고 민주주의적 발전'에 대한 것도 그의 '기독교적 공적 신학'에서 논구한다. 그리하여 그는 이러한 모든 연구들의 결과를 글로벌 이슈들에 대한 공공 신학적 이해로 수렴시키고 있다.

공적 신학자들은 대부분 교회밖의 영역인 세상과 국가를 공적신학의 대상영역으로 여긴다. 특히 공적신학은 이와 같은 대상 영역에서 일어나는 '공적 이슈들'을 신학적으로 논하는 것이라고 본다.

예컨대 글로벌 맥락에선 신자유주의로 인한 사람들과 환경과 교회 및 기독교 신학의 주변화의 문제, 현 한국적인 상황에선 교회와 국가관계, 남북의 대치상황, 남남갈등, 시장경제의 지구화로 인한 양극화, 다문화 다민족사회, 개발과 환경파괴, 교육문제가 그 예일 것이다. 그리고 창조세계 역시 인류 공동체의 책임영역이기도 하고 교회가 책임져야 할 신학의 공적인 영역 대상이기도 하다. 정의와 평화뿐만 아니라 창조세계의 보전도 중요하다고 하는 말이다. 창조세계야 말로 공적인 영역이다. WCC의 '폭력극복운동'에 걸맞게 본교단 총회가 추진하고 있는 '생명살리기운동 10년'의 10개 항목들 역시 공적인 신학의 과제들에 해당할 것이다.

끝으로 포레스터(Duncan Forrester)는 공적신학의 사회윤리적 대상으로 복지국가 혹은 복지사회, 전문직은 끝나가고 있는가?, 수입과 부의 분배 윤리와 분배 경제, 교육과 공동체, 사회적 비전의 갱신, 형법체제에 있어서 정의와 유죄와 사면, 시장과 보건위생, 에이즈, 성, 그리고 스코틀랜드 교회, 제3세계의 부채와 제1세계의 책임, 안전, 연대성, 그리고 평화 만들기, 스코틀랜드적 퇴화와 민족적인 정체성, 노동, 가치, 노동의 위기에 대한 응답, 스코틀랜드에 있어서 기독교와 여성에 대한 폭력, 젊은이들의 슬픔 등의 주제들을 열거한다.

이형기교수 장신대 명예교수ㆍ공적신학과교회硏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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