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적신학의 기원과 역사

[ 최근신학동향 ] 최근신학동향 1. 공적신학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12월 28일(월) 19:15

 신학은 교회를 위해 존재한다. 교회가 교회로서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기 위해 신학은 교회를 돕는 신학적인 뒷받침을 해나가야 한다. 특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제기된 여러가지 질문에 바른 해답을 제시하는 작업이 곧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본보는 포스트모던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교회가 여러가지 질문 속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  신학적인 뒷받침을 할 수 있도록 최근 신학의 동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시대적 질문에 대해 바른 해답을 제시하고자 했던 공적신학을 비롯해 과학신학, 여성신학, 생태신학, 죽음의신학 등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할 예정이다. 첫번째로 최근 신학계에 해성같이 떠오르고 있는 '공적신학(공공신학)을 주제로 4회에 걸쳐 기원과 역사, 공적신학의 대상, 한국에서의 공적신학, 최근의 연구 동향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글로벌화와 주변화

우리는 글로벌화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발 금융 위기는 하루아침에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신종플루 역시 멕시코로부터 글로벌화되었다. 오늘날 자유주의 시장경제와 정보통신 역시 글로벌화되었다. 특히, 냉전시대를 잇는 1960년대부터 탈냉전시대로 돌입하는 1990년대는 '신자유주의' 시대가 등장하였다. 바로 이 시기에 사람들의 주변화(빈익빈 부익부), 환경의 주변화, 그리고 교회 및 기독교 신학의 심한 주변화가 초래되었다.

 바야흐로 이와 같은 '대 와해'의 시기에 교회와 기독교 신학은 여지없이 공적인 영역으로부터 사적인 영역으로 밀려났다. 주변화된 나라와 지역의 교회와 신학은 이중적인 주변화와 사사(私事)화와 소외를 경험할 수밖에 없게 되기도 하였다(J. 아더톤).

공적신학의 기원

글로벌화 과정에서 초래된 '주변화'의 상황에서 교회와 신학이 여지없이 사사화되고 게토화되고 있었을 때, 로버트 벨라는 그의 논문 '미국에 있어서 시민종교'(1967)에서 시민종교를 '사회에 일반화된 공적 종교'라고 부름으로써, 그리고 시카고 대학의 교회사가인 마틴 마티가 1970년대에 라인홀드 니버의 공헌에 관하여 언급하면서 '공적인 신학'(a public theology)이란 용어가 등장하였다.

하지만 이미 19세기 영국의 킹슬리와 모리스, 미국의 라우센부쉬, 19세기 말, 20세기 초 스위스의 쿠터와 라가츠, 그리고 불름하르트와 같은 사회복음주의자들이야 말로 오늘의 공적신학의 선구자들이였고, 칼 바르트와 1960년대의 메츠와와 몰트만은 20세기의 공적신학을 선도하였다. 엄격히 말하면, 신약성경의 계시사건들 역시 직물처럼 짜여진 공적사건들 속에서 일어났다. 구약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오늘날 세계적으로 다양한 교회의 다양한 신학자들이 다양한 공적신학을 펼치고 있다. 로마가톨릭신학자(David Tracy), 성공회의 신학자(John Atherton), 루터교 신학자(Robert Benne), 개혁교회 신학자(Juergen Moltmann, Ronald F. Thiemann, 그리고 Duncan B. Forrester), 그리스도 연합교회 신학자(Max L. Stackhouse), 그리고 16세기 좌경화 종교개혁 전통을 잇는 신학자(Stannley Hauerwas) 등이 다양한 공적신학을 펼쳐내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는 교파들의 공적신학들의 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을 지향하는 에큐메니칼 공적신학이 요청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신학에 있어서 '공적' 혹은 '공공성'이란?

앞에서 언급한 '글로벌화와 주변화'와 '공적신학의 기원과 역사'를 통해 신학에서 '공적' 혹은 '공공성'이 무엇을 뜻하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교회와 신학'이 개인의 영혼구원만을 추구할 경우, 개 교회의 성장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길 경우, 혹은 교파 내적인 일에만 몰두할 경우, 그와 같은 '교회와 신학'은 공공성을 상실했으며 '공적'이라 불릴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여러 교파들과 신학들'이 오늘의 글로벌 이슈들을 함께 풀어나가고, 나아가서 타 종교들 및 타 학문들과의 대화와 파트너십과 연대성을 가지고 그와 같은 글로벌 이슈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려고 할 때, 그것이 다름 아닌 '공적신학'일 것이다.

물론, 사도들의 선포와 증언에 근거한 신약성경의 내러티브, 구약의 구속사 내러티브, 성경, 공의회의 정통교리들(삼위일체론과 기독론 등)이야 말로 공교회의 공적인 자산이다.

고대 콘스탄티노플 신조(381)가 고백하는 '하나의 거룩하며 보편적이고 사도적인 교회'는 다름 아닌 신약성경이 증언하고 선포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 하나님의 백성, 성령의 전으로서 공교회(the Catholic Church)인 것이다.

또한 이 공교회의 말씀 설교와 성례전과 복음 전도와 하나님의 선교에의 동참이야 말로 공적인 것이리라. 우리는 교회 자체의 공공성과 교 회의 공적 자산들을 명심하면서 인류사회와 창조세계 속에서 끊임없이 도전해 오는 공적인 이슈들에 응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형기/장신대 명예교수ㆍ공적신학과교회硏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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