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Q&A "연재를 시작하며"

[ 상담Q&A ] 이윤주원장/총회 목회상담지원센터 공동소장, 세이페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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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8일(월) 19:07


   
정신과의사로서 매일 환자와 보호자들을 만나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과연 나의 도움이 얼마나 저들의 인생에 도움이 될까? 하나님을 알아가고 경험하는데 진정한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일까? '상한 갈대를 꺽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시는' 그리스도의 마음, 예수님의 심장을 갖고 싶어서 선택한 이 자리에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때가 많다.

항정신약물을 처방하고 나름대로 배운 심층심리요법을 시행하여 노력한 결과 환자들이 다시 원래의 자기자리, 사회로 복귀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그러다 어느날 얼마 전 퇴원한 환자가 빠끔히 다시 재발된 모습으로 나의 진료실을 들어설 땐 반가운 마음보다는 의사로서의 나의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

'결혼과 가족치료'라는 새로운 치료장르를 접하고 나는 많이 흥분 되었다. 나 자신의 삶과 내가 추구하는 기독교 가치관, 그리고 나의 전문과목이 함께 만나서 어우러지며 각자의 고유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찾은 느낌이었다.

기독교인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먼저 표현하고 싶었던 대상은 누구보다도 나의 가족들이었다. 부모님, 배우자 그리고 자녀들이 나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느낄 수 있다면, 나의 환자들과 가족들이 나의 의료행위를 통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다면 얼마나 복된 삶이며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까 짐작이 된다.

가족은 관계로 이루어진다. 가족치료, 가정상담은 관계치유를 의미한다. 기독교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분리가 죄의 시작이며 예수 그리스도가 화목제물이 됨으로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원래의 사랑의 관계로 회복되었다고 가르친다. 이 하나님과의 회복된 사랑의 관계가 이제 우리의 가족과 이웃에게 적용되어 우리 가정과 사회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개인치료와 가족치료(가정상담)는 서로 보완적이다. 하나의 증상이나 문제 행동에 대하여 일직선상(linear)의 원인만을 보지 않고 서로의 상호작용(circular causality)과 전체적인 면까지 통합하여 진단하고 치료하기 때문에 가족치료가 약물과 개인역동치료와 함께 주어질 때 치료효과는 극대화되며 특히 예방과 재발방지에 유효하다.

모든 변화는 내부, 내면에서 시작한다(Inside-out). 내면의 동기변화가 없는 행동과 삶의 변화는 없다. 정신적인 증상이나 가족간의 문제를 외부 환경의 요인으로 돌리기 이전에 자신의 정신병리를 이해하고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하며 가족 내부에 숨어 있는 가족간의 갈등이나 대화부족 등 원인을 찾아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새해 상담 Q&A코너를 통해 위기와 와해에 직면한 이웃의 가정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그 중심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공동체'로서 거듭나고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간절히 기도 드린다.

▲ 이윤주원장

 - 정신과전문의, 세이페병원 원장
- 미국 풀러神 결혼과가족치료학 박사
-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총회 목회상담지원센터 공동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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