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더 다가온 '가상현실'

[ 교계 ] 영화 아바타 3D 기술 호평, 발달하는 문화에 대한 관심 절실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09년 12월 27일(일) 21:54

   

자연을 수호하려는 외계 원시 부족과 그들의 자원을 빼앗으려는 인간과의 싸움을 다룬 영화 '아바타'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아바타의 사전적 의미는 '가상 현실 속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분신'으로, 신이 이 세상을 구제하고자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아바타라(Avatara)'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 외에도 영화 속에는 판도라 행성, 할렐루야산, 하늘의 사람, 만물의 주인, 지옥 등 종교적 색채를 지닌 명칭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러나 개봉 첫주 전 세계 30여 국가에서 흥행 1위를 기록한 이 영화가 혁신적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3차원(이하 3D) 영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바타를 봤다. 자연과 교감하며 사는 원시 부족들의 삶이 이상적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촬영기법은 소문대로 최첨단이다. 정밀한 그래픽으로 호평을 받았던 최근 환타지 영화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치 관객이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까지 일으킨다.
 
과거 교회는 문화와 첨단 미디어의 발달이 교회학교 학생 감소의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이와함께 일부 교회들이 인터넷이나 위성TV를 통해 예배 드리는 것에 대해 경계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교회들이 문화와 미디어를 긍정적으로 활용하고 비디오 카메라 설치가 보편화되면서 이제는 경계보다 선용으로 교회들의 입장이 변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영화 아바타는 '멀지 않은 미래에 영상을 통해 가정에서도 교회 안에 있는 느낌으로 예배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더욱이 3D 기술을 통해 쏟아지는 풍부한 정보와 화려한 영상은 3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또한 감독은 미래에 일어날 갈등의 중심에 자원과 종교를 위치시키고, 자연을 지키려는 종족과 파괴하려는 종족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들을 그리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그러나 자연을 숭배하고 그들과 교감하는 샤머니즘적 요소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인들에게 아바타는 다양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영화 '타이타닉' 이후 12년 만에 아바타를 발표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과거 '출애굽기 해석' '잃어버린 예수의 무덤' 같은 기독교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이번에 그는 아바타를 통해 개발과 자원확보를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을 향한 무언의 경고와 함께 간과하기 쉬운 생명체들의 절규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
 
외계인의 등장, 외계인이 동물과 교감하는 모습, 원시 무속종교를 떠오르게 하는 자연숭배 장면 등은 기독교적 시각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미디어 세상에서 교회와 사회는 부정적 요소만을 확대해석하기 보다 바른 분석과 방향제시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아마도 문명 발달과 함께 자만해진 인류에게 전하고 싶은 감독의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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