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복음화의 대표선수

[ 교단 ] 지난해 1백주년 맞이하고 발전의 새 기틀 마련한 남원동북교회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12월 21일(월) 14:27
   
▲ 남원동북교회 전경.
【남원=김혜미기자】 "남원은 우리가 지킨다!"

지난해 1백주년을 맞이하고 새로운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남원동북교회(김범준목사 시무). 1906년 처음 복음이 들어온 이후 초기 남원 지역 교회사를 써내려간 주역이자 1908년 설립 이래 지역복음화에 앞장서온 남원의 대표선수다.

남원시의 인구는 14만명에서 최근 8만여 명으로 감소했다. 타지역에 비해 취약한 산업구조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되면서 '먹고 살기 좋은 곳'으로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매년 2∼3천명에 이르기 때문. 자녀들이 중학교에 입학함과 동시에 대도시로 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로 '애향심(愛鄕心)'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역의 이러한 분위기는 목회현장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끼쳤다.

축구경기에서 허리역할로 비유되곤 하는 '미드필드진'의 약화 앞에 교회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젊은 장년층 교인을 위한 특별예산 선정, 교회의 미래인 다음세대를 위한 투자, 노인대학 운영 등을 통해 지역사회의 아픔을 감싸안는 길을 택한 것이다. 깨어진 가정이 많은 지역에 교회는 아버지학교를 처음으로 실시하면서 건강한 가정세우기에 일조했다. 앞으로 어머니학교, 부부학교로 확대해나갈 예정으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3년 부임한 김범준목사는 "지난 10월로 부임한지 만 6년이 됐다"며 "그동안 '한삽뜨기' 심정으로 목회에 임해왔다"고 회고했다. '변화'와 '안정'의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무리한 계획수립과 추진은 지양했다는 설명이다. 그저 교회가 감당해야 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자 했다. 김 목사는 "전북지역의 평균 복음화율이 26%인 반면 남원은 약 18%로 전주가 평균, 익산 군산이 30% 이상인 것을 감안할때 복음화율이 낮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열린 제5회 청소년길거리농구대회.

지리산 기슭의 유명사찰 '실상사'와 7백개 이상의 점술집이 위치해있어 복음이 깊이 뿌리내리기 힘든 까닭이다. 이때문에 김 목사는 처음 부임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줄곧 '기도'와 '성화의 삶'을 강조해왔다. 기독교신앙에 입문한 후에도 무속신앙 등 기존의 가치들이 실생활에서 성경의 진리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남원시기독교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 목사는 "성시화는 복음화도 뜻하지만 절망적 운명적인 무속신앙이 없어지고 예수님의 생명살리기 정신이 보편화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며 진정한 의미의 남원 복음화를 향한 열망을 내비쳤다. "예수님처럼 해보자"라는 신대원 시절 결심을 목회철학으로 삼았다.

남원동북교회의 비전은 '선한일에 열심을 내자(디2:14)'다. '선한일'은 언제나 바뀔 수 있다는 전제하에 올해는 말씀과 기도로 거룩한 성도가 되자는 세부 목표를 세웠다. 말씀과 기도로 다져진 내공은 시민한마당 족구대회, 청소년 거리농구대회, 효 백일장 등 지역주민과의 교류의 장을 통해 전도의 결실로 맺어지고 있다. 성도들은 봄가을에 열리는 농구대회와 족구대회를 불신자들을 섬길 수 있는 공식적인 기회로 삼고 음식 등을 준비하며 기쁨으로 봉사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들은 벌써 5∼6년째 지속되며 '1년 후가 기다려지는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찾아가는 전도에서 찾아오게 하는 전도'를 지향한 결과다.

   
▲ 담임 김범준목사.
'효(孝)백일장'은 특히 남원동북교회만의 자랑거리다. "기독교는 조상도 몰라보고 불효한다"는 선입견에 "부모 생전에 실천해야 하는 것"이라는 '기독교의 효(孝)정신'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 효 백일장은 유서깊은 만인의총 앞 뜰에서 진행되지만 시상식은 반드시 교회에 와서 한다. 교회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다. 동북복지마을 운영, 매주 2백여 명이 참여하는 노인학교도 기독교의 '효 정신'을 실현하는 장이다.

인근 중고등학교에는 성적장학금 대신 효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문화가정 자녀 일대일 결연, 외국인근로자 초청 민속행사 등을 실시하며 친교의 장을 통해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로 성장해가고 있다. "지속적인 텃밭 가꾸기로 생각하며 멀리 보고 있습니다. 교회뜰을 밟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으니까요." 담임 김범준목사의 말이다.

교회 앞에는 특별한 사연을 지닌 종이 하나 있다. 1954년 한정옥집사가 남편이 국가로부터 받은 포상금으로 헌종한 것. 지난해 사료를 수집하던 중 '역사회복'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종을 수리하고 '타종' 행사를 가졌다.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세워진 유구한 역사에 비해 관련 자료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교회가 뿌리찾기 노력을 펼친 결과였다. 이제 교회는 남원시 전역에 복음의 종소리를 울려퍼뜨릴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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