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되지 않은 정신적 고통

[ 사설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12월 10일(목) 12:02
 
서해안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만 2년이 됐다. 1백20만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주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현재 서해안 일대의 바다와 해안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80만여 명에 이르는 한국교회 교인들의 자원봉사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해 바다와 해안은 이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피해 주민들은 오히려 정신적 경제적인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해안 복원을 위해 앞장섰던 한국교회봉사단이 원유 유출사고 2년을 맞아 피해주민의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피해 주민들이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해 경제적인 고통과 함께 마음과 정신적인 상처들이 깊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실태조사 보고를 접하면서 지쳐가는 피해 주민들의 고통과 상처를 씻기 위해 정부와 사고 책임자, 그리고 한국교회에 책임있는 행동과 관심을 요청한다.
 
첫째, 정부와 사고책임자들은 근본적인 피해보상 대책을 수립해 조속히 시행해야할 것이다. 2만여 명의 피해주민들이 신고한 피해액은 1조 6천8백40억 원에 이르지만 1차 보상 책임을 지고 있는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펀드)이 산정한 피해 규모는 최대 6천1백5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IOPC 보상 한도도 3천1백50억 원까지로 정해져 있어 피해주민들이 현실적으로 보상을 받기란 쉽지 않은 처지다. 물론 피해주민들은 앞으로 사고책임자와 정부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위한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그 기한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와 사고책임자들은 이러한 피해주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조속히 피해보상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사고책임자들도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주민의 요구에 응해 정신적 물적 피해를 보상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한국교회는 피해주민들의 정신적인 고통을 극복하는 일과 정상적인 삶을 회복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섬김과 돌보는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지난 2년간 한국교회는 국가적인 재난 앞에 누구보다 즉각적으로 응답해 왔고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섬김의 사역을 실천해 왔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여전히 피해주민들은 신체적인 고통 뿐만 아니라 의욕 상실과 무기력 등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생계비 지원과 공공근로, 보상 등의 문제로 주민들간의 불신과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서해안 생태계 회복과 주민들의 피해보상, 그리고 정상적인 삶의 회복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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