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총회 성공 위해선 전 한국교회 협력과 이해 필요"

[ 선교 ] 본지 단독/ 사무엘 코비아총무 인터뷰, "퇴임 후 젊은 지도자 양성하겠다"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09년 12월 08일(화) 14:11

   
▲ 사무엘 코비아총무는 WCC 총회의 성공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WCC를 제대로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비아총무는 한국교회는 저력있는 교회라는 점을 강조하고 세계교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장창일기자
【경기도 화천 평화의 댐:장창일기자】올해를 끝으로 WCC 총무에서 퇴임하는 새뮤엘 코비아총무가 지난 4일 강원도 화천 평화의 댐에서 열린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에큐메니칼 전문가 회의'에 참석해 기조발제를 했다. 재임 중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알려진 이번 행사를 통해 새뮤엘 코비아총무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천명했으며, 별도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역량을 동원할 것임을 밝혔다.
 
특히 새뮤엘 코비아총무는 부산에서 열리는 제10차 WCC 총회가 한국교회와 국가 모두에게 매우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국내에서 일고 있는 일부 반대의견도 이미 알고 있다면서 WCC를 홍보하고 총회 전반에 대해 오리엔테이션을 해 나간다면 잘못 알려진 '오해'들은 충분히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본보는 4일 오후 평화의 댐 내 DMZ 아카데미에서 새뮤엘 코비아총무를 만나 WCC 10차 총회와 비핵화 정착, 퇴임 후 행보 등을 주제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2013년 부산에서 WCC 제10차 총회가 열리게 됐습니다. 총무님께서는 2006년 포르토 알레그레 총회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일선에서 진두지휘하신 경험이 있으시고, 평생을 에큐메니칼 운동에 헌신한 운동가로서 큰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한국교회에게 조언해 주실 말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한국교회가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부분들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A>WCC 총회를 유치한다는 것은 한국교회와 국가 모두에게 매우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고 동시에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WCC 총회의 의제들과 논의과정 및 결과들 모두에는 많은 이목이 집중돼 왔으며, 그만큼 기대가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는 비단 좋은 회의장이나 한국이 자랑하는 IT 인프라, 정부의 지원 등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WCC 회원교회들을 비롯해서 비회원교회와 정부, 전 세계 형제교회들이 모두 자신들의 능력과 재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협력과 연합이 매우 중요합니다. 2006년 열린 포르토 알레그레 총회 때도 브라질의 교회들과 정부, 지자체, 시민사회 등이 모두 힘을 합쳤으며, WCC의 주요의제와 역사성에 대해서도 숙지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개최국의 교회들은 WCC의 관심사와 해당 총회의 주제, 총회 중 진행되는 예배와 영성훈련 등 총회 전반에 대한 사전이해가 충분해야만 할 것입니다.

Q>선교사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있는 10차 WCC 총회에 대해서 한국 내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있으며 일부에서는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분위기마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총무님도 이미 주지하고 계실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총무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A>역사적으로도 WCC 총회를 반대하는 세력들의 준동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1975년 청년 대표로 참석했던 나이로비총회 때 칼 메킨타이어가 이끄는 국제기독교교회협의회(ICCC)가 WCC 총회와 동일한 장소에서 반대집회를 열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케냐 정부의 조치로 행사가 무산됐지만 ICCC는 이후 개최된 총회 때마다 WCC에 대한 흑색선전을 일삼으며 비난을 해 왔습니다. 칼 메킨타이어 사후 ICCC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약화됐고 지난 포르토 알레그레 총회 때는 그들을 거의 볼수 없었습니다. WCC 총회를 반대하는 것이 한국의 사례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시급히 감당해야 할 부분은 WCC가 전 세계를 곳곳에서 펼치고 있는 각종 사역들을 소개하는 일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총회를 유치하는 일은 회원교회와 NCCK 등이 중심이 돼 진행했지만 실제 총회를 진행하는 일은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해야 할 일입니다. 사회의 약자를 돌보는 일에 힘써온 WCC의 사역을 일방적인 시각으로 '급진적이고 좌파성향이 크다'고 손쉽게 판단해 버린 일들은 WCC를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들인만큼 한국교회가 서둘러 오해를 불식시키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같은 '이해의 시간'을 통해 무조건 반대하는 일부 교회들을 설득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이 일은 하루속히 감당해야 할 선결과제입니다.

Q>재임 중 샘 코비아총무님께서는 여러차례 한국을 방문하셨고 역대 WCC 총무님들 중에서는 우리 교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총무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총무님은 이미 WCC 대중화에 크게 일조하셨다고도 할수 있겠는데요, 퇴임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의 기독교인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A>재임 기간 중 한국교회 지도자들을 비롯해 여러 교인들과 교류한 것이 제게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더불어 현장에서 만났던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가들과의 폭넓은 교제는 제게 잊지 못할 기억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가지로 한국교회에 특별한 애정이있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성장을 기록한 한국의 교회들이 선교사를 받던 교회에서 선교하는 교회로 전환됐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전 세계 선교사(史)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일로서 존경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가 WCC 10차 총회를 유치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더불어 제 퇴임과정에서 한국교회가 경사를 맞이한 일은 그대로 저의 감사함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WCC 총회 유치를 계기로 21세기 세계선교의 미래상에 있어서 전 세계의 교회들과 노하우를 공유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전 세계 교회가 한국의 교회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이때에 한국의 교회 교인들이 부족함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축하합니다.

Q>새무얼 코비아총무님은 올해를 끝으로 WCC 총회에서 퇴임을 하십니다. 향후 총무님께서는 어떤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가실지 궁금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저는 평생을 에큐메니스트로 살아왔습니다. 제 경험을 통해 에큐메니칼 운동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습니다. 특별히 세가지 분야에서 공헌할 것입니다. 퇴임 후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해 보다 연구하고 제 경험을 반영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아프리카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사에 대한 저서를 집필하고 싶습니다. 두번째는 평화와 화해, 치유사역에 공헌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아프리카와 중동, 한반도의 평화에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그동안 전 세계를 돌며 맺은 인맥을 바탕으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정상화, 비핵화를 위해서도 기여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에큐메니칼 지도력 개발을 위해 힘쓸 것입니다. 세계를 돌며 순회강연을 하면서 젊은이들을 키우는 것이야 말로 WCC 총무에서 물러나는 제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국교회의 큰 관심과 사랑을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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