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에 걸맞는 선교적 성숙 보여준 해"

[ 선교 ] 12월 특집/ 교계결산(선교)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09년 12월 03일(목) 09:36
올해 한국교회는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유치를 통해 '선교사 파송 2위 국가'라는 높은 선교적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세계'라는 큰 그림 속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을 모색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했다.
 
1백10여 국의 개신교와 정교회를 대표하는 3백49 개 교단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WCC는 지난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2013년 총회 장소를 부산으로 결정했으며, 특히 시리아의 다마스커스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유치위원장을 맡았던 직전총회장 김삼환목사(명성교회 시무)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소속 교단들이 지원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는 인도 뉴델리(1961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번째로 WCC 총회를 유치하는 영예를 안게 됐으며, 이번 총회를 한국교회 전체가 화합하고 성장하는 기회로 삼기 위한 후속 연구와 준비가 과제로 남게 됐다.
 
한편 교단 내부적으로는 1백20년 전 헨리 데이비스 목사의 순교로부터 시작된 한국교회와 호주교회의 관계를 재확인하고 한국 선교에 힘써 온 호주 선교사들의 헌신에 감사하는 시간이 마련돼 성장 지향적인 기존 선교의 틀을 뛰어넘어 성숙한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줬다.
 
특히 제94회 총회 기간 중 열린 '한ㆍ호 선교 1백2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한 호주 선교사들은 "과거 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인들에게 전한 것 보다 받은 은혜가 더 많았다"고 고백해 총대들에게 큰 감동을 전하기도 했으며, △선교유산의 계승 △복음 증거 △에큐메니칼 정신 △통전적 선교 △디아스포라 선교 △평화와 통일의 실현 △원주민 선교 △이주노동자 선교 부문에서 양국 교회가 지향하는 선교의 방향과 화합를 담은 '한호선교 1백20주년 기념 선교선언문'이 선포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총회에서 이슈로 떠올랐던 이중멤버십과 선교노회는 문제는 이중멤버십은 인정하지 않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선교노회를 설립하는 쪽으로 정리됐다.
 
지난 총회에서 총대들은 '보다 폭넓은 해외 선교를 위해 이중멤버십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로 인해 예상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감안해 절대 허락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잇따라 내놓았으나, 이중멤버십은 선교사들에게 혼란을 가져달줄 뿐 아니라 총회가 해외 한인교회 사역을 포기하는 상황까지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실무 부서의 입장이 받아들여짐에 따라 기존 불허 방침을 명확히했다.
 
이번에 허락 받은 해외선교노회는 한인교회의 관리를 위한 '준 노회'로 노회 구역 안에 있는 지교회와 소속기관 및 단체를 살피며, 지교회의 장로 선택 및 임직을 허락하는 한편, 지교회를 설립, 분립, 합병, 폐지하고 당회를 조직하며 목사 청빙, 전도, 교육, 재정관리 등을 지도하는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또한 소속 교회와 산하 기관의 부동산을 관리하고 재산 문제가 발생하면 총회 선교정책에 따라 해결을 모색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그러나 준 노회이므로 목사안수, 이명, 선교사의 신분 등의 중요한 문제는 기존의 방법대로 국내의 주 후원교회의 소속노회에 권한을 두고, 선교사는 총회 세계선교부의 지도 및 관리를 받게 된다.
 
연구안에 따르면 새롭게 구성되는 선교노회는 PCK유럽선교노회(유럽, 중동, 아프리카), PCK아시아선교노회(동남아, 인도차이나, 오세아니아, 태평양), PCK북방선교노회(동북아, 러시아, 몽골, 중앙아시아), PCK중남미선교노회(중미, 남미)로 4개 이며, 정치부, 선교부, 교육부를 산하에 둔다.
 
현재 총회는 이중멤버십 관련 결의의 시행을 앞두고 선교 효율 저하나 재산 손실 등 일부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으며, 세계선교부는 교단 선교의 정체성 확립과 선교지 관리 등 여러 현실적인 과제와 문제들을 고려해 내놓은 안인만큼 총회의 결의 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해외에서 여행 또는 봉사 중인 한국인들에 대한 테러가 이어짐에 따라 비전트립 등 해외 선교활동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지난 6월에는 예멘 북부에서 한국인이 납치됐다가 주검으로 돌아왔으며 3월에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는 등 지난 2004년 6월 김선일 씨 피랍, 2007년 7월 샘물교회 선교팀 피랍 이후에도 사고가 이어짐에 따라 정부가 이슬람지역 출국 금지 등 법적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이슬람과 관련해서는 테러와 급격한 교세 증가 등에 따른 '공포의 대상'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이들을 '선교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알아가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기도 했다.
 
본교단이 이슬람교연구위원회를 설치하고 이슬람에 대한 연구와 교단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예장합동 총회 선교부(GMS)가 지난 5월, 복음주의협의회가 지난 10월 각각 선교대회와 발표회를 통해 이슬람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와 함께 이들도 선교의 대상이며 한국교회가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강화해 나갈 것을 요청하는 등 앞으로도 이들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년 6월 개최를 앞두고 각국 교회들의 관심을 모았던 '에딘버러 2010' 대회가 사전 발표와는 달리 주최측의 사정으로 학술대회 규모로 축소해 열리게 돼 아쉬움을 전했으며, 한국교회가 북한 선교의 돌파구로 여기며 역량을 모아온 대북 지원도 북핵문제 등 남북의 경색국면에 따라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이와함께 이주노동자와 탈북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선교도 평신도 기관과 NGO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됐지만 여전히 사회의 소외 계층으로 남아 교회들의 관심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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