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복음 안에서 우리는 한가족'

[ 한호선교120주년기획 ] 다문화목회 통한 한호선교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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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6일(목) 09:53
양성대 / 딥딘교회 목사

   
▲ 다문화교회를 이루는 것은 다문화사회를 이루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지만 다른 문화를 앎으로 더욱 풍성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필자가 시무하고 있는 딥딘교회는 한국과 호주사람들이 함께 예배드리고 교제를 나누는 교회이다. 사진은 헬렌 맥켄지 선교사의 입관 예배 모습.
우리 교회는 다문화교회이다. 호주 사람들과 한국사람이 같이 살고 있다. 한국인과 호주 사람이 하나되어 서로 같이 살자고 합병한 교회로서 하나의 예배, 하나의 공동의회, 교회의회, 한 재정의 구조를 갖고 있다. 한 건물 속에 두 세 교회가 협력하여 사는 구조의  교회와는 전적으로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딥딘교회는 1915년에 설립되었다. '딥딘'이라는 말은 동네이름이다. 연합교단이 1977년도에 탄생하면서 우리교회도 장로교회에서 연합교단의 교회가 되었다. 한국을 선교한 교회는 호주장로교회인데, 빅토리아 주에서 한국을 선교하였다. 딥딘교회는 당시 장로교회로서 한국을 선교하는데 제일 열심인 교회 중의 하나였다.

1889년 데이비스 목사가 호주 선교사로 한국에 온 이후 많은 호주 사람들이 한국에 왔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1907년에서 1924년까지 빅토리아주 장로교회의 해외선교부 총무였던 프랭크 패이톤이다.

그는 1910년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이 아시아 선교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해 한국을 선교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호주의 대학들을 방문해 선교사 요원들을 발굴하고 훈련시켜 한국으로 보냈고, 그로 인해 한국이 호주 선교의 중심지역이 되었다. 패이톤이 해외선교부 총무를 사임하고 목회지로 돌아온 교회가 딥딘교회이다. 딥딘교회는 1941년도에 새 예배당을 지었는데 이 분을 기념해 '패이톤 기념예배당'이라 하고, 이후로 지금까지 '패이톤 기념교회'라 부르고 있다.

패이톤과 더불어 딥딘교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분이 있는데 한국에 선교사로 활동했던 제임스 노블 맥켄지 목사이다. 맥켄지 목사는 한국에 선교사로 와서 나병환자들을 돌본 아주 훌륭한 분이다. 이 분이 한국에서 은퇴한 후 생명이 다하기까지 머물고, 또한 총회장으로서 활동하면서 머문 곳이 딥딘교회이다. 그리고 우리 교회 교인이었던 헬렌 맥켄지와 캐서린 맥켄지가 한국에서 선교사로 가서 일신병원을 세우자, 딥딘교회는 이들의 활동을 계속해서 후원했다. 그리고 맥켄지 자매는 은퇴하고 호주에 와서도 계속해서 딥딘교회의 교인으로서 봉사했다. 또한 한국의 첫 호주 선교사인 데이비스의 조카들이 한국에 선교사로 가서 1941년까지, 마가렛 데이비스는 일신여고의 교장으로, 진 데이비스는 의사로 봉사했다. 이들 또한 딥딘교회의 교인으로 섬겼다. 호주 장로교회가 한국에서 선교 사역을 하면서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한 사람, 즉 패이톤의 열정과 맥켄지의 영성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곳이 딥딘교회이다.

딥딘교회와 하나가 되기 전에 우리 한국 사람들은 딥딘교회의 이웃인 사우스 호손이라는 교회에서 호주 사람과 서로 하나가 되어 살았다. 예배, 재정, 교회의회, 공동의회 등 모든 것이 하나였다. 호주인, 한국인의 개념이 아닌 크리스찬으로서 우리는 한 가족이었다. 그렇게 6년간을 한가족처럼 지내고 있을때, 교회의 성장으로 시설적인 면에서 부족을 느껴 이웃에 있던 딥딘교회가 통합을 제안해왔다.

큰 규모의 교회 건물을 갖고 있던 딥딘교회는 역사적으로도 한국과 친밀한 관계를 갖고 있었기에 새로운 공동체를 이룰 수 있었고 마침내 지난 2008년 11월 말에 통합예배를 드렸다.
다문화교회를 이루는 것은 다문화사회를 이루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이다. 다문화사회는 이웃에 다른 문화의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이다. 이웃으로서 살고 있기에 서로 다른 것이 있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문화교회는 한 가족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어려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언어에 따른 소통의 어려움을 비롯해 문화가 다르기에 한 문제를 두고 접근하고 해석하는 방법이 달라서 생기는 오해도 있다. 반면에 유익도 많다. 예를 들면, 국제결혼을 두고 생각해 봤을때 호주 사람은 한국의 김치, 된장냄새를 싫어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한국 사람은 호주 사람이 먹는 치즈 냄새가 고역일 수 있다. 그러나 역으로 한국 사람이 같이 살면서 치즈의 맛을 알고, 호주 사람이 김치와 된장의 맛을 알게 되면 음식을 훨씬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

다문화교회를 이룬다는 것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문화를 앎으로 더욱 풍성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외국에 살면서 섬처럼 고립된 생활을 하기 쉬운 것이 한국 사람들의 생활이다. 외국에 살면서 자기가 살아가는 사회를 더 잘 알아가며, 이들의 문화를 같이 공유하며 배워나가는 것도 아주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할머니 계획'을 세워 이민자 가정의 어린아이들이 호주 교회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의가족'을 맺어 서로를 잘 알도록 애쓰고 있다.

한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헌신해왔던 교회와 한국 사람들이 이 곳처럼 한 교회를 이루며 한 가족으로 생활하는 것도 호주의 한국 선교 1백20년 역사가 낳은 귀중한 열매이다. 왜냐하면, 그 동안의 선교사역이 있었기에 서로 하나가 된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언어와 문화가 다른데 어떻게 같이 예배를 드릴 수 있느냐?"고 질문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사도 바울은 에베소에서 유다인과 이방인이 그리스도안에서 한 '새사람'이 되었다"는 성경 구절을 들어 대답한다.

한 교회에서 종족의 구분 없이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것이 그리스도인 된 것이라고 바울은 말했다. 다문화사회에 다문화교회를 이루는 것은 하나님의 역사이고 뜻을 이루는 것이며, 복음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는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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