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나야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

[ 인터뷰 ] 캄보디아 선교 떠나는 이상로장로, 최은옥권사 부부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09년 11월 25일(수) 16:51
   
▲ 이상로장로 부부는 12월 6일 광암교회에서 파송예배를 드린다.
"지난해 기독공보 총무국장직에서 정년은퇴하고 건설회사 부사장으로 스카웃된 후 모든 일이 너무 잘 풀리고 있었습니다. 세상사가 모두 순조롭게 흘러가던 어느날 새벽기도 시간에 갑자기 한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예전에 서원했던 선교는 언제 나갈거니?'"
 
기도 중 문득 가슴 속을 두드린 이 질문은 굴지의 건축회사 부사장으로 편안한 삶이 보장됐던 이상로장로(광암교회)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 장로는 안락한 소파와 고급차, 사회적인 명망 대신 헐벗고 굶주린 캄보디아의 상한 영혼들과 함께 하며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씨앗이 되기로 결심한 것.
 
이 장로는 "교회 해외선교부장 7년간 해외 6곳에 교회를 지어 헌당하면서 나도 70세에 은퇴하면 여생을 선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마음 속으로만 하나님께 서원했었다"며 "바쁜 일상 속에 쫓겨 마음 속 서원을 잊고 지냈었는데 하나님께서 기도 중에 다시 생각나게 하셔서 순종하기로 결심했다"며 선교를 결심하게 된 동기를 소개했다.
 
한번 결심이 서자 화끈한 그의 성격답게 순종도 화끈했다. 선교하기로 마음 먹었던 70세를 8년 앞당겨 바로 지금 떠나자고 결심한 것. 그는 "70세라는 나이는 차로 비유하자면 폐차 직전의 차인데 내 할일을 다하고 지친 몸으로 하나님의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죄송하게 느껴졌다"며 "회사도 나 자신도 잘될 때 선교를 나가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선교지를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그의 철저하면서도 화끈한 성격은 여지없이 발휘됐다. 주변의 모든 이들은 이 장로가 선교를 간다면 일본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와 아무런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캄보디아로 사역지를 결정한 것. 이 장로는 "일본은 젊은 시절 7년간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그후로도 30년을 내집 드나들 듯 해 언어나 환경이 너무나 익숙하고 편한 곳이었다"며 "그러나 그런 익숙한 환경에 있다면 선교활동에 대한 의지가 많이 약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도하며 물색하던 중 캄보디아 바탐방이라는 장소를 마음 속에 품게 됐다"고 말했다.
 
아내인 최은옥권사 또한 이 장로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는 말처럼 결혼할 때는 신앙도 없었던 남편이 이제는 선교를 먼저 가자고 할 정도로 깊은 신앙을 가지게 되었다는 생각에 감격했다"며 "하나님 사역을 위해서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버리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으면 안되는 곳으로 선교를 간다는 믿음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존경의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나 최 권사 또한 이러한 선교의 결정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처음 겪는 열악한 환경을 몸이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그중 하나지만 지난해까지 여전도회전국연합회 부서기와 한국여전도회성가단의 주축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터라 모든 활동을 일시에 중단하고 떠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러한 염려를 뒤로 하고 최 권사는 남편을 도와 자신의 '달란트'를 캄보디아 청소년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교육을 통해 중고등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를 만들어 갈 계획인 이 장로 부부는 건물 한 채를 빌려 한층에서는 음악을 전공한 최은옥권사가 피아노 교습과 찬양 훈련을 하고, 또 한층에서는 외국어 교습을 원하는 이들에게 한국어, 영어, 일어를 가르치며 복음을 전할 예정이다. 또한, 약 3년 후에는 현지에 건축 중인 벧엘신학교가 완공되면 정식 음악과와 외국어 학과를 신설해 캄보디아를 이끌어갈 기독 인재를 양성한다는 청사진을 그려놓고 있다.
 
이 장로는 "무엇보다도 기도의 후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대학살을 경험해 큰 마음의 상처를 입고 가난과 잘못된 정치 구조 속에서 투쟁하듯 살고 있는 캄보디아인들에게 그리스도의 생명과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귀한 도구로 여생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광암교회와 방파선교회 파송으로 선교를 떠나는 이 장로 부부는 오는 12월 6일 광암교회(이상섭목사 시무)에서 파송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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