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으로 현장으로"

[ 교계 ] 기독교교육학 설교학 문화신학 등 신학계 추계 학술대회 풍성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11월 16일(월) 15:40
최근 신학계는 "현장으로 현장으로"를 외치고 있다. 사변적 학문을 지양하고 사회를 품고 영향력을 끼치는 신학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은 교육 설교 문화 역사 등 분야를 막론하고 동일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참여없이 개인구원만을 강조해서는 더이상 세상과의 소통이 어렵다는 진단에서다.

지난 14일 총신대 종합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김도일)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생명경시, 생명파괴로 얼룩진 '생명위기'의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생명공동체를 지향하는 기독교교육' 제하의 주제강연을 통해 고용수박사(전 장신대총장, 대구제일교회)는 "생명문화를 바로 세우는 일이 지구촌의 당면과제"라는 말에 이어 "21세기 기독교교육의 중심과제 또한 하나님 나라의 도구인 교회의 생명공동체성 회복에 충실하게 응답하는 일"이라고 선언했다.

   
▲ 한국기독교교육학회는 지난 14일 총신대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역사학자로서 교육학자들 앞에 선 이덕주교수(감신대)는 "요즘 인문학계와 신학계에서 자주 거론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공동의 관심사를 논의해보고자 한다"며 정경옥교수의 삶과 신학교육에 대한 고찰을 통해 △형식에서 영성으로 △지식에서 진리로 △복잡에서 단순으로 등 교육패러다임 전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설교학자들 또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지난 14일 서울신대에서 열린 한국설교학회(회장:정인교) 정기학술대회에서 김금용교수(호남신대)는 "한국교회가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한 설교를 등한히 해왔다"며 이를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제시하고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개인구원이나 교회성장과 관련된 설교는 많지만 교회와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회나 국가와 관련된 주제들에 대해서는 간과해왔다는 것.

김 교수는 사회적인 문제들의 해답인 '공법'과 '정의'를 언급했던 아모스 선지자와 마태복음의 가난한 자, 병든자, 옥에 갖힌자 등 사회적인 약자들에 대한 내용 등을 예로 들며 사회적인 문제들이 하나님의 깊은 관심사임을 피력했다.

교회 구성원들의 성결과 도덕적인 탁월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대안으로는 '윤리설교'가 제시됐다. 이승진교수(실천신대)는 윤리설교를 위한 실천전략으로 △회중의 윤리적인 상황에 맞춰 설교의 과녁을 정할 것 △윤리적인 과제에 대한 하나님의 해답으로 은혜의 복음을 선포할 것 △개인 윤리가 아닌 공동체의 윤리를 선포할 것 △실천을 위한 목회 리더십 발휘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이 시대 설교자는 선포된 말씀이 실제 교회의 공동체적인 활동 속에서 윤리적인 탁월성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난 14일 서울신대에서 열린 한국설교학회에서는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으로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설교를 등한시해온 것이 제시됐다.

한국문화신학회(회장:김광식)도 지난 14일 상동교회(서철목사 시무)에서 '한국문화와 기독교'를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갖고 지난 10월 열린 한국기독교학회(회장:정장복)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신학을 다짐했던 학자들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지난 14일 중앙대에서는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독경영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 한국누가회, 기독교인문학연구소의 공동주최로 '글로벌사회에서 선진국가로서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제26회 기독학문학회'가 열렸다. 이날 학회는 기독교학문연구회와 기독학술교육동역회가 통합된 후 처음으로 열린 것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기독학문의 후속세대를 양성하자는 취지하에 기조강연에 앞서 대학원생들의 논문발표 시간을 갖기도 했다.

올해로 창립 12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사학연구원(원장:이양호)은 지난 12일 연구원 세미나실에서 '역사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기념세미나를 가졌다. 토론 형식으로 세미나가 진행된 것과 관련 명예원장 민경배교수는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논단하는 자리로 꾸미고자 처음 시도한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것에 대한 만족감을 표한 뒤 "새로운 형식의 세미나를 통해 한국신학계에 여러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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