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 문화 '유감'

[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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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13일(금) 17:07

백경천 / 목사ㆍ일산호수교회

최근에 그동안 협력하고 있던 '농아인의 친구들'을 위한 소모임에 참여하였다. 여섯 명이 함께 있었는데, 모두 소속 교회가 달랐다. 나외에 또 한 명은 젊은 목회자, 다른 네명은 여성으로 장로교 권사 1명, 감리교 권사 1명 그리고 집사 두 명으로 모두 자신이 속한 교회를 열심히 섬기며, 함께 일산 지역의 농아인들을 돕는 분들이다.

그 자리에서 마흔 아홉 살의 젊은(?) 감리교 권사께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남동생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크게 예배당을 지은 어느 장로교단 소속의 교회에서 열심히 믿음생활을 하고 있는 그 동생은 안수 집사로 피택되었는데, 요즘 큰 고민이 생겼다고 했다. 교회에서 피택자들을 교육하며 안수집사에게 1인당 얼마씩 거액의 돈을 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동생은 돈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교회에서 직분을 받는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하는 걱정스런 의심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분이 이 얘기를 꺼내자, 참석자들은 실제 경험하였거나, 들은 똑같은 사례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각 지역의 큰 교회 이름들이 거론됐다. 자신이 속한 교회에 대한 이야기는 슬그머니 감추었고, 어쨌든 모두 이렇게 하면 안된다며 매우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내가 목회하는 교회도 몇 주 전 임직식을 하였기에 이 대화 속에서 내 자신도 바르게 하였는지 생각하며 많이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분명한 것은 목회자들의 의식이 바로서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교회 공동체는 전통적으로 그렇게 하였기에 젊은 후임자가 이것은 잘못이라며 고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직분을 받는 일이 재정적인 부담으로 와선 안될 것이기에 이런 관행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자원하여 드리지 않는 헌금이 교회에서 요구되어지는 것은 우리 교회가 신실한 성도들을 괴롭게 하고 낙심케 하는 큰 잘못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목사나 장로가 서로 눈치 보며 이 잘못된 관행을 막지 못함으로 마침내 임직자들이 임직을 거부하는 지경에 이르게 될까 두렵다. 다른 교회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그렇지 않은 목사라고 자위하며 묵묵히 있을 수만은 없어 글을 쓴다. 왜냐면 이 세상의 모든 교회는 하나의 교회 오직 우리 주님의 교회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목사 친구 선ㆍ후배 여러분, 이 문제로 신실한 교회의 젊은 일꾼들이 매우 고통당하는 것을 제가 보았고 들었다. 많은 잘못이 우리에게 있지만 우선 이것만이라도 고쳐 보자. 함께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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