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딸의 삶, '몽골 선교'로 승화

[ 교단 ] 서원섭장로 부부, 불의의 사고로 숨진 딸 보험금 전액 선교 후원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09년 11월 03일(화) 17:42

   
▲ 2만여 평 대지 위에 9개 동 수양 시설이 건립됐다.

선교의 열정은 선교 현장에서 기적을 경험하게 한다. 몽골로 단기선교를 떠나던 딸이 갑자기 교통사고로 숨져 남긴 보험금을 그 부모가 몽골지역 선교를 위해 내놓은지 8년, 세월이 흐른 지금 그 때 심은 한알의 씨앗이 아름드리 나무로 성장한 것이다.

지난 1일 서울 금호동에 위치한 금호교회(이화영목사 시무)에서는 가슴 뭉클한 감동의 자리가 마련됐다.
몽골 현지교회 지도자들이 서툰 발음으로 하나님을 마음껏 찬양하며 몽골교회를 지원해준 한국교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였다. 이날 오후에 이들이 교회를 찾게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8년 전 한 청년이 남긴 선교의 흔적이 오늘에 이르러 열매를 맺고 있기 때문.

몽골과 금호교회 간의 감동적인 사연은 지난 8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금호교회 청년부에서 2년째 몽골로 단기선교를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중 이 교회 청년인 서지연 양(당시 28세)이 안타깝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것. 당시 교회에서는 몽골에 수양관 건립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어려운 시기를 신앙으로 극복한 서 양의 부모인 서원섭장로 부부는 보험금으로 받은 1억원을 내놓았고 교회에서 추진하던 수양관으로 몽골 현지에 '서지연선교기념관'을 건립하게 됐다. 그리고 서 양의 부모는 숨진 딸의 시신과 각막도 기증해 마지막 떠나는 딸의 삶을 아름답게 승화시켰다. 그렇게 시작된 기념관은 오늘에 이르러 2만여 평 대지 위에 9동의 건물이 서 있다.

   
▲ 금호교회를 방문한 몽골 현지인들. 뒷줄 우측에서 첫번째 서원섭장로, 앞줄 우측서 세번째 담임 이화영목사.

현지인들을 인솔해 고국을 방문한 총회 파송 몽골 선교사 조유상목사는 몽골 현지교회 지도자들과 찬양을 마치고 선교 보고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현재 몽골로 단기선교를 오게 되면 대부분 이곳에서 생활을 하게 된다"면서 "지난 2002년에 세워진 '서지연선교기념관'은 몽골교회의 영성훈련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금도 매년 1백여 교회에서 1만여 명이 이곳에서 수련회를 가질 정도로 몽골교회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 그는 "기념관 안에는 서지연양이 사용하던 각종 유품과 사진이 전시돼 있다"면서 "생전에 미리 써 둔 유서와 아버지가 전철 안에서 먼저 간 딸을 생각하며 쓴 편지, 그리고 몽골 단기선교 일정을 표시해 둔 탁상달력 등이 이곳을 찾는 이들로 하여금 선교에 대한 열정을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 때 심은 씨앗이 이토록 큰 그늘을 드리우도록 무성한 나무로 자라난 것을 아마 그녀도 몽골의 푸른 하늘 위에서 바라보고 있으리라.
  김성진 ksj@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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