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맙습니다, 매혜란 원장님

[ 기고 ] 故 매혜란선교사 호주 장례식을 다녀와서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10월 29일(목) 10:20

지난 10월 첫째 주간 호주를 방문하여 한ㆍ호 선교 1백20주년 기념선교대회(10월 2일~11일, 호주 시드니ㆍ멜버른) 참가 및 매혜란 선교사의 장례식에 참석하였다.

특히 지난 10월 9일은 우리나라와 호주교회 선교역사의 한 장을 새롭게 기술하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우리나라 민족동란중인 1952년 9월 17일 일신부인병원을 설립하여 24년간 병원을 중심한 의료선교를 통하여 예수정신을 전하셨던 헬렌 펄 맥켄지(Helen Pearl Mackenzie) 선교사. 한국명으로는 매혜란 선교사께서 9월 18일 오후 6시45분 호주 멜본 소재 카라나(Karana) 양로원에서 96세 생일을 18일 앞두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셔서 생전에 섬기던 딥딘(Deepdene)연합교회 예배당에서 장례를 거행한 날이기 때문이다.

   
현지시간 오후 2시 매혜란 선교사와 가족들이 섬기던 딥딘연합교회에서 담임인 양성대목사의 집례로 국내외 3백여 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경건한 예배가 시작되었다. 먼저 순서를 맡은 이가 강단에 성경을 가져다 놓고 촛불을 점화한 후 흰 사제복 성의를 착의한 집례자의 기도로 시작하여 다함께 찬송하고 이어 추모사 순서에서 우리나라의 장례식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 연출되었는데 순서를 맡은 분들의 차림이나 추모하는 말씀의 내용이 우리 정서와는 상반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 땅에서의 추모보다는 영원한 하늘나라에서의 소망을 더 소원하는 분위기였다.

이어서 매혜란 선교사 집안 손녀 두 명이 나와서 성경을 봉독하고, 매혜란 선교사의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고 이어서 감사의 기도와 찬양으로 주한 초기 선교사 언드우드 선교사의 손자며느리이며 주한 호주선교사로서 일신기독병원 이사로 봉직했던 도루시 언더우드(한국명 원성희)교수의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를 유창한 한국어로 추모 독창을 할 때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예식순서로는 설교에 해당하는 순서에서 딥딘연합교회를 담임하는 양성대목사는 고인에 대한 칭송과 일화를 소개하는 중 이런 말씀이 있었다. 정기적으로 너싱홈(양로원)을 방문하는데 별세하시기 두 달전 방문시 하시고 싶은 일이 있으면 말씀해 달라고 하니 목사의 손을 꼭 잡고 웃으시기만 하셨고, 두 번째 방문 시도 똑 같은 말씀을 드렸는데 이번에는  매혜란 선교사께서 "일신병원에 가고 싶어요, 일신병원이 보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인생 마지막의 여정에서도 한국인을 위한, 일신기독병원을 향한 사랑의 고백을 남기신 것이다.

칭송의 시간에 이어 조문객들이 주기도와 찬송을 하고 재단법인 한ㆍ호기독교선교회 일신기독병원 이사장 인명진목사의 축도가 있었는데 특히 축도를 한국어로 해 달라는 유가족들의 청원을 존중하여 한국어로 축도를 함으로 공식적인 장례식이 1시간 20여 분 만에 마치게 되었다.

축도 후 헌화순서는 없었으며 강단 앞에 안치된 관은 멜본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예배당 밖으로 운구하였으며 화장하여 아버지 제임스 노블 맥켄지(한국명 매견시) 목사와 동생 캐서린 마가레트 맥켄지(한국명 매혜영) 선교사가 모셔진 멜본 소재 포우크너 묘원에 안장되었다.

마지막으로 지면을 빌어 드리는 말씀. 천국에서 이 땅에 소풍 오셔서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을 극진히 사랑해주신 당신께 고마운 마음을 담아 표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사랑하는 헬렌 펄 매켄지 선교사님! 매혜란 원장님! 

일신기독병원 원목실장 정인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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