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심 버리고, 성령님 의지해야

[ 땅끝에서온편지 ] < 8 > 연합의 장, 선교지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10월 29일(목) 10:09
 카자흐스탄 김상길선교사

그때는 언어가 아직 준비되지 못한 때라 통역을 대동하여 상담을 하겠다고 하였더니만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우선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지 못하니 어떻게 상담이 되겠느냐고 하였더니 자기가 아주 쉽게 이야기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혼자서 이야기를 듣기로 하였다. 그런데 정말 가장 쉬운 말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울고만 가는 것이다. 울면서 몇 마디 하였지만 무슨 내용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 사람도 울고 나도 울고 그리고는 끝에 내가 한국말로 기도하고 상담을 끝냈다. 그 사람은 내가 무슨 기도를 하였는지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지금 교회 집사가 되어 잘 섬기고 있다. 이런 것이 선교인가 보다 생각을 하였다. 선교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하시는 것이다.

   
▲ 서로 선교 현장의 이야기를 나누며, 카자흐스탄을 향한 선교 열정을 더욱 고취시키기 위해 지난 달 30일 열렸던 한인선교사협의회 컨퍼런스.

선교지는 가장 성령님이 강하게 역사하시는 곳이다. 그런데 가장 성령님을 의지하여야 하는 선교사들이 성령님의 하나 되게 하시는 것을 잘 지키지 못한다. 물론 파송 단체가 다르고 후원하는 교회가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사역을 하는 것이라고 이해는 되지만 한국 선교사들은 대부분 선교지도 국내에서 개척교회하는 양으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것은 후원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선교사는 교인 수로 자기의 능력을 인정받으려 하고 그러기에 선교보고도 과장하여 할 때가 종종 있는 것이다. 또 후원교회도 시간이 지나면 이제 자립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하며 선교비를 중단하는 사례도 있다. 선교사는 사실 현지로부터 어떤 것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한다. 선교사가 그곳으로부터 사례를 받는다면 그는 더 이상 선교사가 아니라 그 교회의 목회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선교사는 어디까지나 선교사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선교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세운 교회들이 자립의 길을 가야하지만 그 자립이 선교사를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선교사들이 목회자의 마인드를 가지고 선교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교인 때문에 선교사끼리 관계가 불편해지고, 다른 선교사와 비교의식에 시달리고, 불필요한 경쟁심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이 선교 현장의 이야기이다. 선교사가 올바른 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넘어서야 한다.

1991년 카자흐스탄에서 한국 선교사들이 들어오며 한국선교가 시작되었다. 그 당시는 사실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직 나라들이 독립하기 전이라 모든 것이 어수선 할 때였다. 처음 들어온 선교사들이 마음을 모아 한인 선교사 협의회(한선협)를 만들었다. 매월 첫주 월요일 돌아가면서 식사를 대접하며 모임을 가졌다. 그 전통이 지금까지 아름답게 전해지고 있다. 교단과 선교단체를 초월하여 매달 모임을 가지며 친교하며 식사하고 연합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교회학교 교사 강습회와 선교 전략 세미나, 전체 선교사들을 위한 영성집회, 그리고 각 교회 찬양 페스티벌을 열어 현지 교인들과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축구나 테니스 등 운동을 통하여 선교사들끼리 동료 의식을 고취하며 또 현지인들도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지며, 선교지에서 누릴 수 있는 취미 활동을 함께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선교사는 혼자 있을 때 외롭기도 하지만 사탄의 노리개감이 될 때가 많은 것을 보았다. 선교사가 건전하기 위하여 선교사는 혼자 있으면 안 된다. 자주 연합의 장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다른 선교사와 허물없이 어울려야 하며 우리 안에서 경쟁심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선교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통하여 성령님이 하신다는 사실을 철저히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선교사들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대로 그것을 연합하여 사용하시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행복한 선교사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