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나만의 속도로 걸어보세요"

[ 착한문화클릭 ] 본보ㆍ총회문화법인 공동기획 크리스찬 문화생활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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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9일(목) 09:51

"걷는다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 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감을 되찾는다." 다비드 르 브르통이 쓴 '걷기 예찬'에 나오는 구절이다.

장자크 루소, 빅토르 세갈렌, 피에르 쌍소, 랭보, 스티븐슨, 바쇼 이런 유명한 문학가들의 공통점은 걷기를 즐겼다는 것이다. 걷기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이동수단이자 사색의 수단이다. 브르통의 글에 의하면 발로 걸어가는 인간은 모든 감각의 모공을 활짝 열어주는 능동적 형식의 명상으로 빠져든다고 한다. 그래서 그 명상에서 돌아올 때쯤에는 자신의 삶을 통제하던 바쁜 일들을 내려놓고 시간을 그윽하게 즐기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걷기는 우리 일상의 여유와 행복감을 불어넣는 하나님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운동이나 어쩔 수 없는 이동으로서의 걷기는 우리의 화제가 아니다.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는 방편으로서의 걷기, 현대의 속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걷기, 몸을 푸는 혜택으로의 걷기이다. 자신의 몸만으로 걷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책임들이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순간 우리 몸의 감각은 살아나고 삶에 대한 새로운 호기심으로 설 수 있게 된다고 브르통은 말한다.

인간의 역사발전은 편함과 빠름을 지속적으로 추구해 왔는데 그에 대한 반작용일까? 걷기에 대한 관심이 날마다 높아지고 있다. 느리게 걷기 운동부터 각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걷기 캠페인까지 다양한 행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예전에 길은 사람을 위해 있었다. 그 길에서 서로가 만나고 소통하던 대화의 자리였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로 길은 자동차를 위한 장소가 되어 버렸고 사람의 자리는 많이 축소되었다. 큰 길 가는 유수한 상가들과 빌딩에게 점령되면서 가장 빨리 개발되는 수혜(?)를 입었지만 가장 먼저 옛 자취가 사라졌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유는 없어졌고, 가장 현대화 되었지만 역사는 찾기 힘들어졌다.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때로 삶을 돌아보며 정리하는 여유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 저만치 달려가서 후회하는 일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현대의 속도에서 벗어나 가만히 걷기만 해도 명상에 이르게 하고 여유와 행복감을 불어넣는 기분 좋은 길을 한 번 찾아보자. 삶의 분주함 속에 그만한 동료 한 명(?)쯤 누군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ㆍ 인천 홍예문
인천을 '지붕 없는 근대유산 박물관'이라 부른다. 차이나타운에서 한국 최초 서구식공원인 자유공원에 이르는 길을 따라 적산가옥들이 즐비해 있다. 공원의 끝자락에는 일본이 자국의 조계지를 확장하기 위하여 조성한 축조물인 홍예문이 있다.

ㆍ군산 근대문화유산마을
제국주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외교정책으로 1898년 고종의 칙령에 의해 개항한 근대적 항구인 군산 내항 인근에는 일제강점기의 유물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일본식 가옥이 들어선 장미동, 월명동, 신흥동 일대를 돌다보면 수탈의 역사가 묻혀있는 근대문화의 흔적을 만나게 된다.

ㆍ서울 서촌
서울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에 위치한 서촌은 경복궁의 서쪽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종로구 옥인동, 통인동, 누상동, 누하동, 필운동 일대가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 최초의 공립 보통학교인 매동초등학교, 공립도서관인 종로도서관을 비롯하여 최근 수년 사이 이곳의 문화예술 공간이 근대문화재로 등록되는 등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ㆍ대구 근대로
근대로(路)는 대구시 번화가 주변의 중구 계산동에 위치해 있다. 이상화 고택, 서상돈 고택, 계산성당, 90계단, 동산 의료박물관으로 이어진다. 약 7백m 구간에 위치한 도심의 역사문화자원을 우선적으로 정비하여, 시민들이 산책도 하면서 문화유산을 알기 쉽도록 디자인한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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