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증경총회장단 일본기독교역사 탐방 - 동행기

[ 연재 ] "일본 선교는 한국교회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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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8일(수) 15:34

 
필자는 지난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우리 교단 증경총회장단 일행(부부동반, 36명)과 함께 일본기독교 역사탐방에 강사로 참여한 일에 대해 감사하며 일본기독교역사 탐방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필자는 증경총회장단 일행 사이에 끼어서 감히 함부로 입을 열 수가 없었지만 강사로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입을 열 때마다 일행들이 메모지에 메모하는 일에 그만 놀라고 말았다. 속으로 생각하기를 "역시 총회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실은 이번 일정은 첫 날에 이종성 박사가 '일본신학이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을, 둘째 날은 필자가 '한일교회의 역사'란 제목으로 특강을 하도록 일정이 짜여 있었다. 그러나 이종성 박사는 개인사정으로 참여를 못하게 되어 결국 필자에게는 그만큼 강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일정에 의해 19일 첫날은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여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면서 림인식목사로부터 지용수 목사에 이르기까지 회기별로 부부가 순서대로 앉기 시작했다.
 
필자는 이때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올때 북쪽은 중국을 통해서 남쪽은 일본 교계의 협력으로 들어온 사실을 역사적으로 간략하게 소개를 했다.
 
모든 일행들은 피곤도 잊은채 단풍의 아름다운 계절을 만끽하면서 닛코(日光)에 도착을 했다. 모두들 닛코를 보는 순간 감탄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 나오고 있었다. 닛코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서, "닛코를 보지않고는 일본을 말하지 말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또 해발 1천3백미터에 있는 오시바라 호텔에 짐을 풀고 먼저 회의실에 모여 도착 예배를 드렸다.
 
하루를 이곳에서 지낸 일행들은 일정표에 의해 그 유명하다는 기누가와에서 배 두척에 나누어 타고 강물을 타고 약 40분간 내려갔다. 이때 가끔 물살이 배안에 있는 일행들에게 물결이 칠 때면 노를 젓는 일본인이 옆에 있는 비닐을 들고 있으라는 말을 할 때 '아게루때(올려주세요)', 또 비닐을 내릴 때 '사가루때(내려주세요)'를 하면 이때 우리 일행 중은 누가 먼저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오리때-아게루때, 내리때-사가루때'라는 새로운 조어(造語)를 만들고 증경총회장단 일행은 물론 사모님들까지 한바탕 웃는 모습이 그렇게 천진난만 할 수 없었다.
 
역시 기누가와에서 호텔에 오기까지는 일본기독교 형성과정을 짤막하게 소개를 하고 저녁시간을 만나게 됐다. 이날 밤은 "한일교회의 역사"에 대해서 특강이 있는 시간이었다. 이때 어느 증경총회장님이 손을 번쩍 들고 "김수진 박사님, 기르때('길게'란 뜻), 짜르때('짧게' 하란 뜻)” 둘 중에 하나만 택하여 하란 말에 짧게 하라는 뜻으로 알고 "짜르때로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때 회중들은 또 한바탕 웃었다.
 그러나 필자는 모처럼 강의 시간이었기에 '짜르때'라 말을 하고 결국 '기르때'를 택하여 열심히 강의를 했다.
 
결국 필자는 준비해간 강의를 다 하지 못하고 그 다음날 동경을 향해 가는 그 버스안에서 설명을 하기로 하고 한국 선교에 크게 공헌했던 "한일교회의 역사"의 주인공 이수정(李樹廷)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역시 마지막 날까지 그 강의를 끝내지 못하였지만 1883년 4월 이수정이 세례받았던 동경 노월정교회(현 芝敎會-시바교회)를 방문했다.
 
다시 일본인 목사들과 미국성서공회 총무 루미스(H. Loomis)선교사의 협력으로 선교사 유치운동과 마가복음서를 번역했다는 요코하마를 탐방했다. 1872년에 설립된 일본 최초의 가이칸교회(海岸敎會)를 방문하였으며, 이 교회 종탑에 올라가 1876년에 제작된 종을 치면서 "일본선교는 한국교회가 떠맡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요코하마를 뒤로 하고 모든 일정을 마감한채 증경총회장단 일행은 귀환했다.

김 수 진
목사ㆍ한국교회역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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