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에 평생 헌신

[ Book ] 오리 전택부선생 1주기 추모식 및 추모문집 발간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10월 26일(월) 20:46
   
▲ 오리 전택부선생의 생전모습.
올해로 한글날이 5백62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9일에는 광화문 광장 중심부에 세종대왕 동상이 세워졌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지난 8월에는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과학적인 문자로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한글의 위상이 격상되면서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오리 전택부선생. 남다른 한글사랑으로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하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한 인물이다. 지난 21일 전택부선생의 1주기 추모식이 종로2가 소재 서울YMCA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전택부선생이 평생 헌신했던 YMCA 및 한글학회와 관련한 정관계 및 종교계 인사들과 생전에 그를 따르고 존경했던 제자 및 지인 등 1백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글사랑 겨레사랑 성서사랑'으로 대변되는 삶을 살다간 그를 추모하며, 오리전택부추모위원회에서는 1주기를 기념해 추모집 '위대한 보통사람, 오리 전택부(홍림)'를 펴내고 이날 출판회를 함께 가졌다. △전택부, 그라는 사람 △구의동 오리 서실 △한글운동에 평생을 바친 영원한 Y맨 등 총 3부로 구성된 추모집에는 전택부선생이 마지막으로 남긴 육필 원고들과 그를 기리는 각계 인사들의 추모글이 실렸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죽어 가는 인류의 언어를 살리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이미 유네스코는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이라는 고속도로를 닦아 놓았습니다. 우리 한글은 무기에 비하면 핵무기보다 더 강한 무기입니다. 이 무기를 가지고 우리는 유네스코가 닦아 놓은 고속도로를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지난 2006년 1월 한글날 국경일 승격을 기념해 그가 쓴 축사의 일부다.

   
'위대한 보통사람'을 엮어낸 '오리 전택부 추모문집 간행위원회'는 나채운 전 장신대교수와 김승곤 한글학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이 책에서 나채운교수는 "오리 전택부 선생님의 생애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하면 깊은 지혜와 풍부한 지식의 소산으로서의 학문과 기독교신앙의 바탕에서 여러 방면으로 이룩한 사랑의 삶이라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제2, 제3의 오리 선생이 나오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헐버트박사 기념사업회 김동진회장은 "오리 선생은 우리의 진정한 어른이셨으며 또한 젊은이들과도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합리적인 분이셨다"며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는 항상 진솔하셨고 행동 언어 사고 모든 부분에서 귀감이 되시기에 너무도 훌륭한 인격을 가지셨다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1915년 함남 문천 출생 오리 전택부선생은 1975년 사단법인 한글전용국민실천추진회 회장, 1976년 국어순화추진회(문교부) 위원, 2000년 한글날국경일제정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장, 2002년 한글인터넷주소추진총연합회 의장 등을 역임하며 한글사랑에 평생을 헌신했다. 주요 저서로는 '월남 이상재', '한국교회발전사', '한국 토박이 신앙산맥', '양화진 선교사 열전' 등이 있으며 수상경력으로는 서울YMCA와 한글학회 창립 1백돌 공로상, 외솔상, 인간 상록수상, 세종문화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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