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세계교회와 손잡고 평화를 논하다

[ 선교 ] 도잔소 25주년 한반도 평화통일국제협의회 개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09년 10월 23일(금) 12:47

   
▲ 성찬식하는 배태진목사와 강영섭위원장.
【홍콩=표현모기자】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을 위한 남북한 교회와 세계교회의 발걸음이 또 한 보의 전진을 이뤘다.
 
지난 1984년 일본 도잔소에서 한국의 분단과 관련된 이슈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도잔소 회의'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1~23일 홍콩에서 국제협의회가 열렸다.
 
'도잔소 프로세스를 넘어 에큐메니칼 비전을 향해'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한반도 평화통일국제협의회'에는 국내 에큐메니칼 운동 관계자 50여 명을 비롯, 30여 개국에서 WCC 의장 소리투아 나바반, 총무 사무엘 코비아, CCA 총무 프라왓 키드안을 비롯한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 지도자 50여 명이 참석해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번 국제협의회에서는 평화 체제 구축과 남북한의 동시 번영이라는 두 가지 전제 하에서 25년 전 주요논점이었던 분단극복의 의제를 넘어서 에큐메니칼 운동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강의와 발제, 분과토론 등이 진행됐다.
 
   
▲ 개회예배 순서자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강영섭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교회 관계자 4명이 행사에 참석, 예배와 성만찬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남북이 하나인 것과 모든 그리스도인이 인종과 국경을 넘어 하나인 것을 확인했다.
 
특히 대한민국의 배태진목사(기장 총무)와 북한의 강영섭위원장은 함께 성례를 집례하고 평화를 상징하는 십자가를 교환하며 그리스도 안에 한 몸인 것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WCC 사무엘 코비아총무는 개회강연을 통해 "도잔소 회의는 한반도의 통일운동에 있어 기념비적인 사건이었으며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있어 필수적인 일임을 각인시킨 의미있는 사건"이었다고 평가하고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 조화와 하나됨 속에서 하나님의 평화 '샬롬'을 실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협의회에 참석한 본교단 김정서 부총회장과 손달익목사, 김경인 기획국장.

이어 열린 25주년 축하예배에서는 전병호목사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 제하의 설교를 통해 "인류 역사 이래로 전쟁이 없던 시대는 3년 정도에 불가할 정도로 인간에 의한 평화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먼저 평화의 손을 내밀 때만 참 평화가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다양한 발제를 통해 현재의 상황과 이슈를 분석하고, 화해를 위한 성서적, 신학적인 성찰의 시간이 진행됐다.


특히 둘째날 강연을 한 나이난 코쉬(WCC 전 의장)는 '에큐메니칼 운동 차원의 성찰과 오늘의 지정학적 상황'에 대한 발제에서 "도잔소 회의가 끝난 후 미국, 소련의 냉전의 시대가 끝났지만 이후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9.11 테러 이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등 상황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세계교회는 남북한 교회와 힘을 합쳐 도잔소의 정신을 계속해서 이어가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번 협의회에서는 발제 중 북한의 현 체재와 북핵문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등을 언급한 발제자들의 발언에 대해 조선그리스도교연맹측이 항의성 발언을 해 잠시 회의장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번 협의회에는 1984년 도잔소회의가 열리기까지 박해를 각오하고 에큐메니칼 운동을 펼친 '도잔소 1세대'들이 참석했으며, NCCK 권오성 총무는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WCC 사무엘 코비아 총무와 CCA 프라왓 키드안 총무 등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본교단에서는 김정서 부총회장(제주영락교회), 조성기 사무총장, 손달익목사(서문교회), 인명진목사(갈릴리교회), 박창빈목사(NCCK 화해통일위원), 김경인목사(기획국장), 이승열목사(사회봉사부 총무), 신선 전도사(전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총무), 권복주장로(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장), 황숙영전도사(장청 총무), 이근복목사(NCCK 선교훈련원 원장), 허춘중목사(CCA 메콩강 프로젝트 담당) 등이 이번 협의회에 참가했다.

# 도잔소 회의란?

1984년 10월 29일부터 11월2일까지 일본 도잔소에서 남북 평화와 통일에 관해 열린 회의를 의미한다. 당시엔 남북간 긴장과 폭압적인 사회 분위기 때문에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에 관련된 이슈가 공론화 되지 못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한국의 교회 지도자들은 세계교회협의회(WCC)에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통일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의의 필요성을 요청, 세계 에큐메니칼 지도자들이 함께 모인 가운데 일본 도잔소에서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도잔소 회의에서는 한반도의 분단 극복과 통일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선교적 과제이며,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은 대한민국과 북한의 과제일뿐 아니라 모든 세계 교회의 과제임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에큐메니칼 네트워크를 창조 △장벽을 허물기 위한 활동 계획 수립 △민주적 방법에 의한 변화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 교계 지도자 지원 등의 청사진을 제공했다.
 
그 결과 '도잔소 회의'는 한반도의 평화, 화해, 그리고 통일을 향한 에큐메니칼 역사의 중요한 아이콘이 되었으며 이후 25년간 여러 차례의 모임을 통해 통일 운동이 발전되어 왔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