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푯대 삼아 살아가는 삶"

[ 교단 ] 총회 주제 해설<요약> 2. "보시기에 좋았더라"를 기준으로 한 영성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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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2일(목) 10:20

신동작 / 부산장신대 전 총장ㆍ총회 주제연구위원

인간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세는 '하나님 보시기에'를 기준으로 삼고 모든 일을 수행하는 것에 있다. 그리스도인의 영성생활의 원리는 창세기의 창조원리에서 찾아야 한다. 인간의 생활에는 '좋았더라'라는 경험을 행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행복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라는 원리 위에서 모든 일을 행할 때에만 있다.

역사의 변천은 문화의 변천과 직결된다. 기독교는 문화의 변천에 따라 수용 거부 승화 등 적응 방식이 달랐다. 신학은 교회의 정체성과 미래를 향한 방향에 대해서 항상 문화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골몰해 왔다. 현대교회의 사명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 시대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영성적인 기본을 어디에 두어야 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리차드 니버(H. Richard Niebuhr)는 '그리스도와 문화(Christ and Culture)'에서 5가지 관계 유형을 말하고 있다. △문화에 대립하는 그리스도 △문화를 전적 수용한 그리스도 △문화 위의 그리스도 △역설적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와 문화 △문화의 변혁자 그리스도 등이다. 이중 '문화의 변혁자 그리스도인' 유형의 영성은 인간의 철저한 타락을 인정하면서도, 긍정적인 창조물과 성육신에 기초하고 있다. 인간의 타락은 본래적인 악이 아니라, 선한 것의 왜곡이므로 회심과 중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제시된 죽음과 부활의 전형은 죄에 대해서는 죽고 그리스도에 의존해 하나님을 향해 살아감으로 역사 속에서 반복될 때 인간의 삶과 문화는 변하기 시작한다.

우리 한국교회도 이제 이러한 유형의 영성을 지닌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이미 뜻있는 교회 지도자들과 그리스도인들에 의하여 갱신이 시작되었다. 외국을 돌아보니 조그마한 나라인 한국이 온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과거 전쟁의 폐허에서 다시 일어나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은 말없이 헌신하는 이들, 숨은 공로자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남은 사람들의 호응과 동참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자리, 환경, 영향을 끼치는 현실을 재점검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 아집과 자기관념에 빠져서 살면 자기도 모르게 허무한 곳으로 밀려가게 된다.

교회가 솔선하여 이루어가야 할 시급한 과제들이 있다.
첫째, 그리스도인은 계명에 기준을 두고 부활의 길에 연결하며 살아야 한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말을 많이 하면서도 가장 지키지 않는 것이 계명이다. 계명을 잘 지키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다. 둘째, 교회는 양심을 지켜야 한다. 양심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이 울타리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범위이다. 이를 위해 기도와 성경교육과 진실을 앞세우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셋째, 교회는 윤리와 도덕을 지켜야 한다. 이것은 사회에 맡겨질 일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이 먼저 행해야 할 도리이다. 이것이 사회 선교와도 연결되고 교회 존재가치에도 크나큰 몫을 감당하는 것이다. 넷째, 교회는 상식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상식이 크게 부족하다. 온갖 몰상식과 무지가 생활 전반을 덮고 있다. 이 일을 교회가 앞서서 바로 행하며 부르짖어야만 오늘의 우리 사회가 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이제 과학의 분야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는 소리를 발해야 한다. 이것이 자연계시의 분야를 되찾는 것이다. 교회가 만물에 대한 인간의 무자비한 행태에 무관심한 사이에 자연 질서는 깨지고 지구 생태계는 혼란과 무질서로 생물의 멸종, 기후변동, 생물의 무차별적인 이동 등으로 인해 인위적인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21세기! 이 시대의 징후를 빨리 읽지 못하면 오늘날의 개신교회는 미래가 어둡다. 교회가 가장 원론적인 '하나님을 기쁘시게'라는 뜻을 다시 점검하며 교회의 사명으로 삼을 때 교회의 부흥뿐만이 아니라 이 시대의 밝은 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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