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천'의 균형에 역점

[ 인터뷰 ] 한국기독교학회 제19대 회장으로 선출된 정장복총장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10월 20일(화) 02:03

신학은 교회를 위해 존재한다. 신학이 학문의 상아탑 속에 갇혀버릴 때 교회는 혼란해진다. 신학의 부재로 갈피를 잡지 못한 까닭이다. 동시에 현장이 없는 신학은 자칫 숭고한 이데아로만 존재하게 될 위험이 있다.

지난 17일 침신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학회 제19회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19대 회장에 선출된 정장복총장(한일장신대). 그는 이러한 위험을 의식한듯 "교회없는 신학은 없다"고 했다. "유럽의 신학교처럼 연구기관으로만 가서는 교회를 잃게 될 것입니다."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어간 그는 "신학자들은 항상 '도그마란 선포를 위한 종'이라는 말을 기억하며 현장중심의 신학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서구교회의 '교회없는 신학'을 답습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 총장은 "전세계적으로 한국의 신학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막상 신학대학교에 대한 평가는 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이러한 모순이 발생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은 말로 설명했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라는 가르침과 현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신학생들조차 물질주의와 같이 눈에 보이는 것들에 사로잡혀 있는 시대입니다. 이젠 기독교대학과 일반대학의 차이를 발견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예배와 설교 분야의 대가인 정 총장을 비롯해 제1세대 실천신학자들의 고군분투를 거름삼아 오늘날 실천신학은 상종가를 올리고 있다. 혹자는 이론신학의 위기를 논하지만 그렇지 않다. '신학이 없는 교회', '교회가 없는 신학' 모두 상상만으로도 앞이 캄캄해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장복총장은 "어떻게 하면 연구기관으로서의 교육과 교회현장을 위한 에너지 공급이라는 신학교의 두 수레바퀴가 함께 굴러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2년 임기동안 이 두가지의 균형을 잡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쳐서는 안된다"며 양 손을 부지런히 움직여 두 개의 수레바퀴를 그려보이는 그의 모습에 여느 청년 못지 않는 기백이 묻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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