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정말 황금어장인가?

[ 입시사교육바로세웁시다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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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4일(수) 11:37

정병오/좋은교사운동본부 대표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다. '감자탕 교회'로 유명해진 그 교회가 아직 교인 수가 2백명 정도에 머물러 있을 때, 그 교회 담임 목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 교회에 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이 20명 가량 있는데, 이 분들을 영적으로 돕다 보니 목사가 다뤄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교회 내에 있는 이 교사들이 기독 교사 모임으로 모여서 자신들이 학교에서 부딪히는 고민들을 스스로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한 학기 정도 그 교회 내 교사들이 스스로 모임을 형성해가도록 도운 적이 있다.

흔히 학교를 황금어장이라고 표현한다. 아이들이 교회는 잘 오지 않지만 학교는 매일 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황금어장에서 고기를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교사가 잘 훈련되어 있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교사가 잘 훈련된다고 할 때 좁은 의미의 '영성만' 뛰어나서는 되지 않는다. 이 영성이 교육의 옷을 입고, 전문성 속에서 살아 넘쳐야 한다. 그래서 학교 내에서 수업을 제일 잘 하는 선생님, 아이들을 제일 사랑하는 선생님, 그리하여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학교장과 동료 교사들까지도 제일 신뢰하는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 이 바탕이 없으면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양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교육적 영성을 잘 갖추고 황금어장에서 생명을 살리는 교사로 살아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학교 현장에서 개인 경건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운 교사들이 더 많다. 그런데 이러한 교사들이 생명을 살리는 유능한 기독 교사로서 역할을 하고 제대로 사역하기 위해서는 교회 생활을 충실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에 더해 실제로 영성과 전문성을 갖춘 기독 교사로서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삶을 살고 있는 선배 교사들과 만나고 도전받고 실질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 

현재 전국 초ㆍ중ㆍ고등학교 교사는 35만 명을 조금 넘는다. 다른 직업에 비해 교사들 가운데 기독교인 비율이 높은 것을 감안할 때 8만 내지 10만명 정도가 기독교인일 것이라고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여러 형태로 기독 교사 모임이나 운동에 연결되어 있는 사람은 5천명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기독 교사 모임이나 운동에 연결되지 않고서도 나름대로 생명을 살리는 기독 교사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직의 현실을 생각할 때 기독 교사 모임이나, 운동의 지속적인 자극이나 도움 없이 기독 교사의 삶을 제대로 살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교회에서는 교회에 속한 학교 교사들이 기독 교사 모임이나 운동에 참여하도록 격려하거나 혹 교회 내 기독 교사 모임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할 때 학교라는 황금어장이 다른 곳이 아닌 교회의 어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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