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자 사칭 '보이스피싱' 주의

[ 교계 ] '보이스피싱' 교회 기승, 교회별 예방교육 필요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09년 10월 07일(수) 16:21

 
   
▲ 최근 교회 내에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집사님, 다쳐서 병원에 있는데 지금 지갑이 없어요. 죄송한데 30만원만 보내주시면 바로 드릴께요."
 
A집사는 최근 출석 교회 교역자로부터 병원비를 요청하는 문자를 받았다. 본인(교역자)이 다쳐서 치료 중인데, 지갑이 없어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는 설명과 계좌번호가 적혀있었다.
 
A집사는 돈을 부치려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교회에 확인절차를 거쳤고,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냈다. A집사는 사기 사건의 주인공이 될 뻔한 것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최근 교역자와 교인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교회 내에서 기승을 부려 주의가 필요하다. 사기 범죄자들이 나눔과 섬김에 익숙한 교인들의 신앙심을 악용해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
 
범죄자들은 교인수첩을 '범죄 타켓'으로 삼고 있다. 교회 대부분이 교인들의 전화번호 등이 적힌 수첩을 제작한 뒤 배포하고 있어 의도와는 다르게 사기범죄의 빌미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교회 내 불신도 야기되고 있다.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B교회는 지난 9월 중순 교인 사칭 신종사기가 일어나자 주의를 권고하는 캠페인성 설명회를 가졌다. 이 교회 교역자는 "평소 사심없이 남을 도와온 교인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씁쓸해 했다.
 
인터넷상의 메신저로 돈을 요구하거나 종교상담을 미끼로 사기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C집사는 얼마 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중국인 D씨로부터 "교회에 출석할 마음이 있는데 전화로 교리상담을 받을 수 있냐"는 부탁을 받았다. C집사는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다가 고액의 정보이용료를 물어야 했다.
 
시골에 위치한 교회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정보에 취약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기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고성의 E교회는 지난 4월 지역노인 1백여 명을 대상으로 사기범죄 예방교육을 했다. 이 교회 관계자는 "시골 노인들이 어렵게 농사를 지어 번 돈이 신종사기로 한 순간에 없어지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교회에서 노인들에게 예방교육을 해주는 것도 선교의 한 차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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