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중요 기능은 '대화'ㆍ'공존'

[ 연재 ] "상호존중의 쌍방향 소통에서 얻을 수 있는 하나의 대안"<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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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30일(수) 11:18

기독교대학 교수 논문 현상 공모 우수논문 당선작


숭실대학교의 대학생은 졸업 전까지 대학 채플을 6학기 이상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2009년 9월 현재 숭실대학교에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간 매일 3시간씩 12시간의 대학 채플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대학 채플에 참여하는 비기독교인 대학생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바람직한 대학 채플 운영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기독교 교양필수 과목에 대한 대학생의 인식을 분석했던 것처럼, 시대에 뒤떨어진 강의 방식이나 소통과 대화가 결여된 수업 태도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바람직한 대학 채플 운영을 위해서 일방적이고 획일적 메시지에서 탈피해서 다양한 주제를 제시할 뿐 아니라 사회의 전 분야에서 활동하는 목회자와 활동가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대학 채플에 참여하는 대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목소리와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창의적 방식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대학 발전을 위한 복음과 문화를 제안하고자 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기독교대학의 구성원인 총장을 비롯한 교수, 직원, 대학생 사이에 원활한 소통이 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기독교대학은 기독교 가치관에 근거해서 교육하고자 하지만, 기독교대학에 진학한 상당수의 대학생이 비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상호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된다. 소통의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대화'와 '공존'이다. 대립과 갈등이 아니라 배려와 존중으로 공존하기 위해서는 오해와 편견을 버리고 이해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쌍방향 소통'은 대화와 공존을 실천하기 위한 바람직한 태도를 제공할 것이다.

일방적 시각이나 획일적 접근이 아니라 다각적 시도와 다양한 관점을 제안하는 대화의 방식을 '쌍방향 소통'이라 정의할 수 있다. '쌍방향 소통'은 서로 다른 문화, 전통, 언어,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상호이해와 상호존중의 태도를 갖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기독교대학에 진학한 수많은 비기독교인 대학생은 오랜 기간 동안 기독교의 가치관과는 별개로 생활해 왔던 점을 인식하고 접근할 때 '쌍방향 소통'은 유용한 시각을 제안할 수 있다. 기독교대학 발전을 위한 복음과 문화는 '쌍방향 소통'이라는 대안적 관점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쌍방향 소통'과 '상호성'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에서 그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예수님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았고, 사회의 주변부에 머물고 있던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셨다. 이와 같은 예수님의 삶은 일방적 접근이 아니라 쌍방향 소통을 통해서 버림받고, 무시당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셨던 것이다. 예수님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존중했고, 그들의 병을 고쳐주었고, 그들을 가르쳤고, 천국 복음을 전파했다(마 4:23~25). 이와 같은 예수님의 실천적 삶에서 기독교대학 발전을 위한 대안을 발견할 수 있다. 기독교대학은 비기독교인 대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상호성'을 회복하고, 그들과 진지한 대화를 시도하려는 '쌍방향 소통'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대화와 공존을 위한 '쌍방향 소통'은 기독교대학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복음과 문화가 '대위법적 공존'을 이루면서 다양한 관점이 조화로운 목소리로 나타날 때 기독교대학은 발전 가능성을 지닌다. 기독교대학의 설립 이념과 교육 목적을 따라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대다수의 비기독교인 대학생과 진지한 대화와 긴밀한 소통이 우선적 과제이다. 기독교 교양필수 과목과 대학 채플을 통하여 비기독교인 대학생과 접촉점을 찾으려고 시도해 왔던 지금까지의 강의 방식과 선교 태도를 진지하게 점검하고 재고할 시점이 되었다.
비기독교인 대학생은 단순히 선교의 대상만이 아니라 선교의 주체라는 인식의 전환이 기독교대학 발전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기독교 교양필수 과목과 대학 채플에 관한 대학생의 의식 조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대다수 대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강의 방식과 메시지 전달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기독교 교양필수 과목과 대학 채플이 적절하게 운영되지 못하는 이유를 '소통의 부재'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소통이 결여되고, 대화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까닭은 상대방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접근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일방적이고 획일적 접근은 비기독교인 대학생과 적절한 대화가 불가능하다. 앞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기독교대학의 대다수 대학생은 기독교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쌍방향 소통' 가능성을 위한 겸손하고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기독교대학이 교육의 장소이고,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독교대학이 복음과 문화의 접촉점을 통한 발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면 교육 기관을 넘어서 '확대된 가족집단'이라는 인식을 폭넓게 공유하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독교대학의 구성원인 교직원과 대학생이 '확대된 가족'이라는 인식의 전환은 상호존중의 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며, 공존을 위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게 할 것이다. 대화와 공존을 통한 '쌍방향 소통'의 기독교 교양필수 과목과 대학 채플로 탈바꿈될 때 기독교대학 발전을 위한 복음과 문화는 실현하게 될 것이다. 

박흥순ㆍ연요한교수(숭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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